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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TV극화 원작 왜곡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문학작품을 극화한 드라머가 선정적인 장면이 많아 이에 대한 제재가 늘고 있다.
방송심의위원회는 최근 『방송심의』지를 통해 KBS 제1TV의『TV문학관』과 MBC-TV의『베스트셀러극장』의 작품선정이 흥미위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중전개 또한 작품의 문학성이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도외시한 채 선정적인 자극을 의도적으로 추구, 문학작품을 천박한 통속소설화 시키고 있다는 것.
『TV문학관』과『MBC베스트셀러극장』이 문학작품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TV극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게 사실이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소재빈곤과 작품내용의 왜곡으로 시비가 일고 있다.
80년12월8일『을화』(김동리 원작) 방영이후 오는 12일로 방영 2백회를 맞는『TV문학관』은 그동안 모두 8건의 제재를 받았다. 지난 8월17일 방영된『휴가연습』(김주영 원작)이 가장 무거운 제재인 경고를 받았고, 주의를 받은 작품이 6건, 권고를 받은 작품이 1건이다.
반면『MBC베스트셀러극장』은 83년11월6일 첫 방영된『백색인간』(김성종 원작)이 주의를 받은데 이어 지난 6일 87회가 방송되는 동안 17건의 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5월 방영된『우산속의 세여자』(조해일 원작)와 지난 8월의『알 수 없는 일들』(이문열 원작)이 경고를 받고, 나머지 15작품이 주의조치를 받았다.
이러한 문학작품 극화 드라머에 대한 원작자들의 불만 또한 크다.
작가 김동리씨는『문학작품을 드라머화할 경우표현방법과 각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를 이유로 원작의 기본적 성격을 변경시키거나 말살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종씨(문학평론가)도『유명작품 중심의 무리한 드라머화가 TV를 살릴지는 모르지만 문학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MBC베스트셀러극장』의 제작자 정문수씨는『TV드라머는 경영자·스폰서·기획·연출·스탭·연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여건이 허용하는 선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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