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경쟁률은 작년과 비슷|원서 마감된 올 대학입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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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6학년도 대학입시는 학력고사지원자가 처음으로 전년도보다 줄었으나 실질 경쟁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1만2천3백40명이 줄었지만 이는 재수생이 학력고사를 포기한 것으로 대학지원포기율이 낮은 재학생은 오히려 1만2천8백78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계는 지난해보다 1만6천8백78명이 늘어난 26만6천6백32명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보이게 됐다. 아직 86학년도 대학별 모집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85학년도의 20만3천5백2명 중 자연계가 9만여명으로 평균경쟁률이 2·8대1이였던 것에 비해 86학년도엔 자연계 증원을 감안하더라도 이보다 높은 2·9대l이상이 예상된다.
문교부는 86학년도 대학임시의 경우 전·후기대 총 지원자를 학력고사지원자의 72% 이상(85년 71·9%)인 51만4천여명으로 추산, 전·후기 평균 실질경쟁률을 2·5대1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경쟁률이다.
63개 전기대의 경우 후기분합모집대학이 지난해 11개 대학에서 13개 대학으로 늘어 모집인원은 85학년도보다 줄어들게 됐고 따라서 전기대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11개 대학이 6천8백39명을 후기에 모집, 전기모집인원은 15만8천8백65명이었으며 실제경쟁률은 2·5대1이였다.
69년 대학입학예비고사가 실시된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학력고사 지원자가 줄어든 것은 8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처음으로 대학별 논술고사와 제2외국어가 추가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4지선다형의 학력고사만 치르고 무조건 대학입학을 시도하던 하위학력권의 재수생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문교부관계자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79년 설립 이후 매년 입학인원을 채우지 못했던 전국의 전문대학이 85학년도에 처음으로 정원을 넘는 지원자를 받았었다.
이번 대학입학학력고사지원상황의 또 하나 특징은 전체 지원자가 감소했음에도 자연계지원자가 크게 늘어났고 여자지원자가 꾸준히 늘고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부의 첨단산업육성정책에 따른 자연계 대학정원 증원추진 및 여자들의 사회진출기회확대추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교부는 86학년도에도 자연계 우선으로 대학의 학생정원을 증원, 현재 44·5%에 불과한 자연계대학생구성비를 60%가 될 때까지 늘려간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이밖에 이번 대학입학지원자들도 선택과목에서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과목을 편중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영어」가 필수로 바뀌면서 필수선택으로 추가된 제2외국어 5과목 중 일본어나 독일어를 선택한 지원자가 80·8%에 이르는 반면 불어15· 1%, 중국어2·2%, 스페인어는 1·9%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어가 비교적 점수를 따기 쉽다는 수험생들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출제당국자가 81년 이후 특정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득점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게 선택과목간 난이도의 형평을 유지하는데 실패해왔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같은 현상은 과학 및 사회·실업과목에서도 정도의 차는 있지만 비슷한 실정.
학력고사출제관계자는 지원자들의 계속되는 특정과목선택편중현상을 시정,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이번에는 특히 선택과목간의 난이도조정에 출제의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문교부관계자는 86학년도대학입학정원조정문제와 관련, 올해도 서울을 비롯, 수도권대학은 일체의 대학생정원을 동결, 지방대학에만 증원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어 수도권대학은 입학경쟁이 85학년도보다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85학년도는 전년도보다 5천8백80명을 지방에만 증원, 1백개 대학의 모집인원이 20만3천5백2명이었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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