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교차로 101곳 경찰 실명책임제 도입 100일간 사고 24%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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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사거리 일대는 출근시간대에 극심한 혼잡을 빚기로 악명 높은 곳이었다. 호계고가차도에서 유입된 차량이 서울 방향으로 좌회전하려고 4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차지하는데 1개 차로는 유(U)턴 차로로 사실상 좌회전은 1개 차로뿐이었다. 유턴 대기구간은 50m로 짧 다.

상습 정체 교차로 101곳에 배치
차량 통행 속도도 13% 빨라져

요즘 이 곳의 정체가 눈에 띄게 풀리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정용선 청장)이 전국 지방경찰청 중에서 처음으로 상습정체 교차로에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는 ‘실명책임제’를 시행한 이후 생긴 변화다.

호계사거리는 경기남부청 교통안전계 이시열 담당, 안양동안경찰서 이수복 교통관리계장, 호계파출소 박정수 소장 등이 전담했다. 이들은 정체요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교통처리 계획을 세웠다. 호계교차로의 유턴차로를 사거리 건너편 350m 앞으로 옮기고 좌회전 신호를 50초에서 60초로 늘렸다. 50m로 짧았던 대기차로는 226m로 개선했다. 이후 호계고가차도~호계사거리~호계소방서간 960m구간을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는 25.47㎞/h에서 28.76㎞/h로 12.9% 빨라졌다.

경기남부 지역의 대표적 정체구간인 안산 한전사거리, 성남 대원파출소 삼거리, 의왕 고천사거리 등 101개 교차로도 실명책임제 도입 이후 교통 흐름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이들 교차로의 통행속도는 평균 23.5%(6.28㎞/h) 향상됐다.

실명책임제가 시행된 3월1일부터 이달 8일까지 100일간 경기도의 1만1760개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51건(23.5%) 감소했다. 사망·부상자는 각각 9명(16.7%)과 2001명(26.1%)이 줄었다. 한국ITS학회 이철기 학회장은 “실명책임제의 전국 확대 시행을 검토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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