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0달러 넘보자 몸푸는 셰일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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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가까이 오르자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3일 아시아 온라인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5센트(1.1%) 내린 배럴당 48.62달러로 거래됐다. WTI는 지난주 전체로는 1.4% 하락하면서 그 전 3주 간의 오름세가 멈췄다. WTI는 지난 8일 배럴당 51달러를 돌파한 뒤 연일 밀리고 있다. 국제 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27달러까지 떨어진 뒤 꾸준히 상승했다.

11주 만에 다시 생산량 늘려
“유가 추가 상승 제한적” 전망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선에 이르자 미국에서 셰일 원유 생산업체가 다시 가동에 들어 갔다”라고 전했다.

원유정보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내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에 비해 3개 늘어난 328개로 집계됐다. 8주 연속 감소했던 원유채굴장비 수는 최근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 주에 9개 증가하며 11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낸 뒤 재차 늘어난 것이다. 유가 상승세로 다시 생산에 나서는 미국 셰일 업체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에너지기업인 컨티넨탈 리소시스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의 석유재벌인 해롤드 햄은 지난 9일 “유가가 충분히 오르고 있다”며 “국제 유가가 올 연말에는 배럴당 69~72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US뱅크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그룹의 마크 왓킨스 투자 매니저는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를 나타낼 때가 스위트 스폿(sweet spot·최적 지점)”이라며 “50달러부터 생산자들이 시장에 돌아오기 시작해 60달러부터는 훨씬 많은 생산업체들이 시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 리서치의 폴 생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시추업체의 손익분기점은 55~6달러 정도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셰일업계 내 생산이 늘면 원유 가격의 장기적 상승을 제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JP모건은 “국제 유가가 올 하반기 중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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