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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은 그대로 뒀으면…"|미대사부인 셀레노여사가 말하는 「한국생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리처드·워커」주한미국대사의 부인 「셀레노」여사는 「내조를 잘하는 아내」로 소문나 있다. 한국의 풍습에 심취하고 있다는 그녀를 만나 외교관 아내로서의 한국생활을 들어보았다.
-부인께서는 한국의 풍습과 문화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공개 좀 해보시지요.
▲제가 본 콘서트나 오키스트러, 심퍼니, 그리고 무용등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활동은 아주 훌륭했읍니다. 음향 시설도 훌륭하더군요.
경주에의 기차여행, 구수한 삼계탕의 맛, 그리고 돗자리 위에 앉아 식사하는 것등은 우리가 좀처럼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저는 한국과 한국인의 문화에 대해 커다란 호감을 갖고 있어요. 한국문화를 서구화시켜 5천년의 찬란한 문화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해요.
-서울과 근교에도 자주 나가시는것 같던데, 한국의 풍습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경복궁엘 자주 가고 시간이 나면 민속촌에서 빈대떡도 즐겨 사먹는데 이 음식 또한 한국문화의 일부라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이 남대문시장에도 자주 가는데 뉴욕등 세계적인 대도시에는 어디에나 이와같은 독특한 시장이 있읍니다. 남대문시장도 한국 문화의 일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대문시장을 없애버리거나 서양식으로 변경시키는 것등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남부지방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이나 다른 문화, 심지어 북부사람들에게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이질적인 문화를 갖고 있읍니다.
-한국에 오시기전, 즉 대학교수 부인의 생활과 지금 대사부인의 생활을 비교해 보신다면.
▲교수의 아내 시절엔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우리집은 마치 여관을 경영하듯 인근 손님들이 들끓었읍니다. 그러나 외교관의 아내로서는 또다른 측면에서 바빠지더군요. 거의 매일 서울뿐 아니라 지방사람들, 심지어는 태평양 건너 미국으로부터도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읍니다. 그래도 남편과 나는 우리일에 만족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1주일내내 바쁜데 이것이 학자의 생활과는 다른 점이지요. 때때로 대사의 아내란점이 피곤한 위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부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는 매우 건강합니다. 남편이 항상 피곤하지 않게끔 돌보아주는 것도 제가 할 일입니다. 만일 남편이 사람들 때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느낄 때는 저도 「낸시·레이건」여사처럼 제재조치를 취합니다. 그이는 무릎수술을 세번이나 했기때문에 사람들을 만날때 무척 신경을 씁니다.
오래 서 있을 때가 많은 파티에서는 무릎을 상하는 적이 많습니다. 그이는 무릎의 통증이심할 때 아스피린을 먹습니다.
-취미를 공개해 보실까요.
▲남편을 행복하게 하는게 제 취미지요. 도자기도 좋아해 한국 여성 몇명과 도자기를 만든 적도 있읍니다. 언제라도 도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남편이 시간이 나면 함께 테니스나 골프를 칩니다. 승마도 좋아하지만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했읍니다.
골프장은 안양·남서울등을 자주 이용합니다. 남편은 2차대전중에 무릎을 다쳐 운동경기에서 저보다 뒤떨어지는 면도 있지만 골프는 함께 시작했고 똑같이 좋아합니다.
-관여하고 계신 사회단체는.
▲미국여성클럽에 가입해 있으며 한국적십자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고 있읍니다. 서울에 있는 시립아동병원 원호회와 장애자올림픽위원회의 자원봉사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서울 가든클럽에도 참가하고 있읍니다.
저는 손님 접대등 바쁜 생활중에도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의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읍니다.

<김건진외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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