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본 세계경제, 내년도 우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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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B)이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WB는 7일(현지시간) 올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2.4%로, 지난 1월의 2.9%보다 0.5%포인트 내렸다. 내년의 경우 3.1%에서 2.8%로 낮췄다. WB는 선진국 경제 위축과 낮은 원자재 가격, 글로벌 교역 약화 등을 세계 경제 부진의 이유로 제시했다.

올 성장률 2.4%로 0.5%P 내려
교역량 증가 폭은 계속 감소 전망

선진국은 올해(1.7%)와 내년(1.9%) 모두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WB는 특히 미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2.7% 전망)보다 대폭 떨어뜨려 1.9%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업종 부진과 달러 강세 영향이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3월 내놓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는 2.2%였다. WB는 일본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 처방에도 성장률 전망치는 0.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올해 6.7%, 내년 6.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흥국 중에선 러시아(-1.2%)와 브라질(-4.0%)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WB는 전체 신흥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1%에서 3.5%로 수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4.7%에서 4.4%로 낮췄다.

국제교역량 증가 폭도 올 1월 전망에 비해 낮췄다. 전년대비 국제교역량 증가 폭을 올 1월에는 3.8%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0.7%포인트 낮춰 3.1%로 수정했다. 내년 교역량도 종전 4.3% 증가에서 3.9% 증가로 낮췄다. WB는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지속하는 저성장 때문에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더 강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글로벌 성장세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겨냥해 “구조적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칼파나 코차르 단장을 비롯한 IMF 연례협의단 7명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내린 결론이다. IMF가 지목한 역풍은 빠른 고령화, 세계 무역이 둔화하는 환경에서 높은 수출 의존도, 기업 취약 요인, 노동시장 왜곡, 서비스 부문과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 등이다.

IMF는 정책 방향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거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재정 진작 조치의 신속한 이행이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조현숙 기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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