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고, 우리는 팬찮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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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백20명의 희생자를 낸 일본항공(JAL)의 비보는 너무도 충격적이다.
단일기사고로는 항공사상 최대규모라한다. 그런 참변이 이웃나라 일본에서 일어났다.
우리동포 수명도 함께 희생됐다고 전한다.
불과 2년전엔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발사로 우리 항공기가 격추돼 타고있던 2백69명 전원이 참사했다. 28명의 일본인이 함께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일본과 함께 슬퍼하고 분노했던 우리로서는 이번 참사가 결코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이고 가슴아픈것은 대부분의 항공기사고가 일반적으로 원인 규명이 불분명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주로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보험회사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때문이며 관계국 정부마저 국가이익상 이를 묵인하는 쪽이다.
그 때문에 상호 충돌이나 외부로부터의 피격, 테러범에 의한 폭파등 그 원인이 자명한것 외에는 그간의 많은 항공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숨겨져 왔다.
이번 사고도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간에 서로 책임을 미루다가 적당한 선에서 유야무야될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비인도적인일인가.
문명사회에 샅고있다는 우리모두의 수치다.
항공업자들은 비행기가 지상 또는 해상의 어떤 우주수단보다도 사고율이 적다고 수치를 들어 항공의 안전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그런 논리가 얼마나 가식인가는 비행기사고의 결과를 보면 알수있다.
비록 기적적으로 생존자가 있다해도 육체·정신적으로는 부구자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지금과학기술은 고도로 발달하여 모든 항공기는 안전설비가 비교적 잘 돼있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을 정비·관리·운영하는 사람의 자세다. 정치적또는 군사적인 이유로 여객기를 습격하는것은 인재임엔틀림없다.
항공업 관계자들이 수익만을 위한 나머지 안전에 관한 과대선전에만 급급하거나 성실성과 도덕의식을 외면한다면 항공기 안전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는 이번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 제2, 제3의 사고에 대비할수 있게 해야한다.
더구나 우리 대한항공 (KAL)도 이번 사고기와 동종인 보잉747기 16대를 가지고 있다.
86년과 88년엔 수많은 외국인이 한국으로 몰려올 판이다.
우리 내국인도 연간 6백80만명이 항공기를 이용하는것으로 돼있다.
일본항공의 사고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 차제에 우리로서 할수있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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