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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호 법안 접수 위한 밤샘 작전…1호는 ‘통일경제파주특별시설치법(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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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701호. 문 바로 옆 복도에 돗자리와 박스를 깔고 앉은 사람들이 등장했다. 701호는 국회 의안과 의안접수센터다. 복도를 점령한 이들은 30일 20대 국회 임기 시작을 앞두고 ‘1호 법안’ 접수를 꾀하는 의원실 보좌진들이었다. 한쪽 구석에는 침낭과 커피, 과자 등이 쌓여있었다.

‘1호 법안’ 접수는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초선ㆍ경기 파주을)이 선점했다. 전날 오전 9시부터 나와 일찌감치 자리를 차지했다. 30일 오전까지 이틀밤을 세우게 된다. 의원실 직원 9명이 모두 나서 2~3명씩 교대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 의원실의 안상범 보좌관은 “의원회관의 사무실 정리가 덜 끝나 입실을 못했는데 직원들이 이곳으로 자발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새로 국회에서 일하게 된 직원들도 많은데 선ㆍ후배 간 오리엔테이션의 기회처럼 되어 힘들지 않고 재밌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이 제출할 예정인 20대 국회 1호 법안은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ㆍ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파주를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로 지정하고, 여기에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법안에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지원위원회를 두고,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에 입주ㆍ투자하는 기업에 세제와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특례 조항이 담겼다.

박 의원실 이경선 보좌관은 "산업단지 뿐 아니라 국제 학술단체와 같은 비영리법인까지 포함해 융복합적으로 조성되는 다목적형 공단으로, 일정 규모 이하의 거래는 외국통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국내외 관광객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이라며 "20대 국회에는 통일, 남북협력, 성장동력 찾기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데 파주공단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호 법안이자 새누리당 1호 법안은 배덕광(재선ㆍ부산 해운대을)의 ‘빅데이터의 이용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9시 국회로 나온 배 의원실 보좌진은 이미 1호 법안 '자리'가 선점된 것을 보고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이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배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법안이다.

배 의원은 해운대구청장 시절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빅데이터 전담 부서를 만들고, 해운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실태를 분석해 관광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배 의원실 이준우 보좌관은 "빅데이터 활용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는데도 다른 민생 법안에 밀려 제대로 심의되지 못했다"면서 "의원님이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희망하고 있어 상징적으로 1호 법안을 내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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