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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이 없다"|현대 아동문학작가협 여름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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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소년문학이라고 할만한 국내 문학작품이 거의 없다. 더구나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도 청소년 자신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게 많다.
이 같은 사실은 3∼4일 충북 수안보 유스 호스텔에서 열린 한국현대아동문학가협회 여름 세미나에서 이재철교수 (단국대·국문학)의 「한국 청소년문학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밝혀졌다.
흔히 「10대의 문학」「사춘기문학」으로 불리는 청소년문학이 우리나라에서는 독자적으로 완성되지 못한채 중학생은 아동문학의 독자로, 고교생은 성인 문화권의 독자로 흡수돼 있다는 것. 다만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문학작품이나 세계명작정도를 청소년문학의범주에 포함시켜 개작하거나 다이제스트 함으로써 청소년문학화하려고 할 뿐이라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최근 일부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는 청소년문고도 이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이교수에 따르면 본격적인 국내 10대 문학작품으로는 조흔파의 『얄개전』『협도 임꺽정, 김내성의 『백가면』『진주탑』『똘똘이의 모험』『쌍무지개 뜨는 언덕』, 최요안의 『우야꼬』『나일등』등으로 10편이 채 못된다는 것.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들도 진정한 의미에서 청소년문학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김동리의 『등신불』, 현진건의 『빈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등의 소설과 김동환의 『국경의 밤』, 김광균의 『설야』등의 시를 비롯한 성인문학중 비교적 고교생 수준에 맞는 작품이 수록돼 있지만 이것들 역시 청소년문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
이와 같이 문학의 사각지대를 면치 못하고 있는 청소년문학의 정립을 위한 방안으로 이교수는 ▲국역을 통한 고전문학의 번역과 보급 ▲이미 발표된 청소년 관계 문학의 정리 ▲TV등 방송매체를 통한 청소년문학프로그램 개발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청소년문학의 부재현상에 대해 현직 고교 국어교사인 아동문학가 조대현씨(경복고교)도 『요즘 여고생들 사이에 서구의 감미롭고 환상적인「러브로망」이 유행하는 것도 읽을 만한 청소년문학 작품이 없기 때문』이라며 『성인문학중의 조금 쉬운 작품이 아닌 본격적인 청소년 대상의 바람직한 청소년상을 구현하는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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