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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 대출금리 확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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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이자 부담이 대폭 줄게 된다.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매길 때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유통수익률)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이 금리가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 인하의 영향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CD 금리는 지난 10일 전날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연 4.24%를 기록한 데 이어 11일 0.05%포인트 더 내렸다. 14일에도 0.01%포인트 떨어진 연 4.18%에 마감해 최근 사흘간(거래일 기준) 모두 0.16%포인트 하락했다. CD 금리가 연 4.1%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국민.신한.우리.외환.조흥.제일은행 등은 CD 금리를 기준으로 하고 약간의 추가 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14일 현재 우량 고객에 대해 연 5.7~5.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최근 사흘이나 한달 평균 CD 금리를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하기 때문에 CD 금리가 떨어진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1억원의 대출을 받은 경우 대출금리가 0.1%포인트 떨어지면 연간 10만원의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올 들어 CD 금리는 0.7%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을 빌린 고객은 70만원 이상 이자 부담이 줄었다는 얘기다.

하나.한미은행은 CD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자동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리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은행과의 대출영업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조만간 대출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은행들은 3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기 때문에 새로 대출을 받거나 3개월 전에 금리가 조정된 고객들은 바로 금리인하의 혜택을 받는다. 금리가 조정된 지 3개월이 안된 고객들은 3개월이 될 때 인하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도 이미 내렸거나 곧 내릴 계획이다. 대출금리가 떨어져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가 줄어든 것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3개월 이하 단기 예금 금리를 최고 0.25%포인트 내렸으며 국민 등 다른 은행들은 금리인하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은행들은 장기 예금금리는 덜 내리고 단기 예금금리는 더 내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는 별로 떨어지지 않은 반면 단기 금리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액신용대출 등 확정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돈을 떼일 위험이 커진 것을 대출 금리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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