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넘기 7가지 수칙] 당뇨·고혈압 환자 물 충분히 마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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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도 양생(養生)하기 힘든 여름. 당뇨병.심장병.뇌졸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안고 사는 사람은 더운 계절이 더 괴롭다. 더위와 무기력.질병이란 세 가지 악재를 안고 여름을 보내는 셈.

당뇨병 환자는 땀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혈당이 높아진다. 심장병 환자는 쉽게 피로해지고 숨이 차다고 호소한다. 만성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 환자도 여름에는 증상이 악화하기 십상이다.

위와 장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장기인데다 더위라는 스트레스가 소화운동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 만성질환자를 위한 7가지 여름철 식사요령을 제안해 본다.

◇생수를 늘 갖고 다니며 수시로 마시자=고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많이 마시되 당분이 든 탄산음료.이온음료의 섭취는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과일주스보다 생과일을 먹는 것이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

심장병 환자는 체중이 3㎏ 이상 줄어들거나 메스꺼운 증상을 느끼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이뇨제 복용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

뇌졸중이 우려되는 고혈압 환자도 마찬가지다. 소변량이 줄거나 입과 혓바닥이 말라 까칠해지거나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 즉시 물을 마셔야 한다.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액이 걸쭉해져 혈관을 막을 우려가 높아진다.

◇술.청량음료를 멀리 하자=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시원한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해도 하루에 맥주 한 두 캔, 소주 한 두잔, 포도주 1백20~2백40㎖ 이상 마시면 혈압이 오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고혈압 환자는 오렌지.바나나.감자 등 칼륨이 많이 든 식품을 즐겨 먹을 것"을 권했다.

◇이열치열의 전략을 세우자=분당차병원 한방내과 전우현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엔 몸의 양기가 피부 밖으로 빠져나가 배가 차가워지므로 찬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얼큰하고 뜨거운 음식을 찾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마늘.고추.생강.후추.파 등 자극적인 양념이 든 국.찌개.파전 등이 여름에 허해진 기를 보할 뿐 아니라 입맛도 살릴 수 있다.

◇잡곡밥을 지어 먹자=한양대병원 김민선 영양사는 "무더위로 식욕이 없어도 식사를 거르거나 빵.콘플레이크.과일.과자 등으로 때워선 안된다"고 강조하며 현미.보리.조.수수.율무.기장.콩 등 다양한 잡곡밥을 추천한다.

◇제철 과일.채소를 즐기자=한방에선 여름에 음지에서 자라는 산나물.버섯 등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식물과 근대.부추.열무.깻잎.양배추.상추.쑥갓.오이.가지.호박 등 제철 채소를 권한다.

과일은 초여름엔 비타민 C가 풍부한 딸기.토마토, 한여름엔 수분을 보충하고 더위를 식혀주는 수박.참외.매실.복숭아.포도 등 제철 과일이 좋다. 여름이 제철인 생선은 삼치.전갱이.준치.병어.홍어.전복.민어 등이다.

◇가끔 보양식을 먹자=강남 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여름 3대 보양식으로 삼계탕.뱀장어.추어탕을 꼽았다.

전통 강장음식인 삼계탕은 소화가 잘되고 양질의 단백질이 많이 든 여름철 성약(聖藥)이며, 뱀장어.추어탕은 훌륭한 스태미나 식품이다. 삼계탕에 든 마늘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주고 추어탕에 든 산초는 몸의 습기를 제거한다.

해산물 생식을 삼가고 육류는 충분히 익혀 먹자=여름은 식중독의 계절. 면역력이 낮은 만성질환자는 식중독 위험이 더 크다. 특히 만성 간질환.당뇨병.암.신장병 환자와 알코올 중독자는 여름에 생선.조개 등을 날로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tkpark@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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