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오늘 방한…친박 “중요한 일 시작한 것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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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방한한다. 사진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인도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한 반 총장(앞줄 왼쪽 넷째). [신화=뉴시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한국에 온다. 25~26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제주포럼 참석 후 방일, 다시 서울로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 일정 추가
박지원 “반 총장 행보 모든 게 반반”
김종인 “노무현에게 반기문 추천해”

25일 오후 제주도에 도착하는 반 총장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과 26일 포럼 개막식에 참석한다. 제주포럼은 제주도와 중앙일보 등이 공동 주최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다. 행사장엔 황교안 국무총리, 원희룡 제주지사 및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재영 의원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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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은 이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6~27일)에 참석차 일본으로 건너간다. 27일 저녁 다시 서울로 와서 28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반 총장은 서울에서 건강검진도 받을 계획이다.

29일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리는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와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다. 하회마을에선 양진당(보물 306호)과 충효당(보물 414호) 등을 돌며 약 2시간 동안 머문다. 반 총장은 이후 유엔 NGO 콘퍼런스 참석차 경주로 이동했다가 30일 출국한다.

반 총장의 방한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술렁였다. 반 총장의 방한 일정을 가리켜 “‘중요한 일’을 시작하신 것 같다”(친박계 한 중진 의원)는 말도 나왔다. 이미 홍문종 의원은 “반 총장은 새누리당에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영입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다만 친박계가 나서 반 총장을 ‘에스코트’하는 데는 신중한 반응이었다. 안동이 지역구인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반 총장과의 동행 여부에 대해 “인사만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반 총장의 방한을 견제하고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이 대통령에 나올 수 있는 것도 반(半), 안 나올 수 있는 것도 반(半), 새누리당으로도 반(半), 야당으로도 반(半)”이라며 “모든 게 ‘반반(半半)’”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의 반만 해도 성공한다’며 외교부 후배들이 반 총장에게 붙여준 별명 ‘반반(潘半)’의 한자어를 바꿔 그의 태도가 애매하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특히 친박에 이렇다 할 후보가 없어 현재로선 새누리당으로 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도 주장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이후 미국을 잘 아는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해 반 총장을 추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반 총장은 외교관이지 대선 준비는 돼 있지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원한 더민주 의원은 “반 총장이 본격 검증을 받게 되면 지금 같은 이미지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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