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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마라톤 "황금"의 레이스로|89년전통보스턴대회 내년부터 상금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제 마라톤대회가 앞다퉈 상금제를 도입, 「황금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뉴욕마라톤대회가 2만5천달러의 우승상금을 내걸어 두드러진 수확을 거둔데 자극받은 듯 이번엔 순수 아마스포츠만을 고집해온 보스턴마라톤대회가 내년 86년대회부터 상금제 실시를 선언, 주목을 끌고 있다.
89년전통의 보스턴마라톤대회 산파역을 맡고 있는 「게이·모스」 보스턴육상경기연맹 (BAA) 사무총장은 최근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굳이 대회권위만을 고집, 유명선수들이 외면하는 B급대회로 전락시킬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상금제실시는 이미 세계마라톤계의 자연스런 추세라고 말한 「모스」BAA사무총장은 또현재 「레이먼드·플린」보스턴시장이 총29만2천5백달러의 대회개최비용 염출을 약속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상금내용 등은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재 개최되고 있는 마라톤대회는 모두 37개대회. 이들 대회에서 상금제가 실시되기는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프로축구·테니스등 일부인기스포츠의 프로화 조류에 편승, 마라톤계도 오래전부터 훈련보조금 또는 출전료의 명목으로 상금이 지급돼 온게 사실이다.
국제육상연맹(IAAF) 은 이미 지난 82년9욀 아테네총회에서 이를 공식화 한 바 있다.
본격 상금제의 효시는 지난 76년 시카고마라톤대회. 당시 이 대회는 무려 3만5천달러의 파격적인 우승상금을 내걸면서 유명선수를 대거 유치, 대회를 치룸으로써 처음으로 표면화됐다.
당시만해도 이 일은 마라톤사에 새 장을 여는 획기적인 것이어서 세계마라톤계에 던진 충격파는 엄청난 것이었다.
지난83년 당시 세계기록(2시간8분13초) 보유자인 「살라자르」(미국)가 보스턴마라톤대회를 보이코트한 사건은 그 대표적인 케이스. 당초 미국육상연맹은 그의 기록경신을 감안, 「살라자르」에 은밀히 접근, 대회출전을 종용했으나 정작 그는 대회날짜가 겹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고 호주의 브리스베인대회에·참가, 파문을 일으켰던 것.
이때 브리스베인대회는 유명선수를 유치할 목적으로 9만달러의 파격적인 상금을 제시했었다.
상금제의 목적은 유명선수의 출전유치. 이들의 출전여부가 곧 수입선의 확보, 나아가 성공적인 대회개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개최된 로테르담대회는 이를 실증한 좋은 예. 대회우승상금만도 6만5천달러 (남5만· 여1만5천달러)에 세계신기록상금 15만달러(남10만·여5만달러) 를 내걸었다. 결국 남자의 「로페스」(포르투갈)가 2시간7분11초로, 여자의「크리스티안센」(노르웨이) 이 2시간21분6초로 각각 남녀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수확을 거두었다.
따라서 세계마라톤의 상금제는 앞으로 마라톤경기의 프로화를 예고하는 징후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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