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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형' 자처한 손흥민 "리우 올림픽, 함께 뭉쳐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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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막내는 모든 경기를 마치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조별리그 예선 탈락(1무2패)에 따른 허망함과 아쉬움이 겹쳤다. 2016년 8월, 막내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맏형급 선수가 돼 나선다. 친근한 형을 자처한 그는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리우 올림픽 축구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낙점받은 손흥민(24·토트넘)이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를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20일 서울 용산구 아디다스 올인파크에서 열린 팬미팅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을 치른 소감과 리우 올림픽 각오 등을 밝혔다. 일찌감치 신태용(4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와일드카드 자원으로 낙점받았던 손흥민은 "아직 최종 명단이 발표되지 않아 각오를 섣불리 얘기해도 될 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선 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올림픽대표팀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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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자원인 만큼 손흥민은 23세 이하 후배 선수들을 이끄는 입장에서 리우 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손흥민은 스스로 '편한 형'을 자처했다. 그는 "후배들이라고 해봤자 한두살 차다. 난 (성인) 대표팀에선 형들과 편하게 얘기를 나눈다"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형이라는 생각보다 그냥 편한 형이고 싶다.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형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대표팀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내가 끌어가기보단 함께 뭉쳐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올림픽대표팀에서 가장 기대한 후배는 류승우(23·레버쿠젠)였다. 손흥민은 지난해까지 류승우와 독일 레버쿠젠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나 주전급 선수로 뛴 손흥민과 달리 류승우가 비주전으로 뛰거나 다른 팀으로 임대돼 함께 뛸 기회가 적었다. 손흥민은 "팀에서 승우와 많이 같이 뛰지 못했다. 승우도, 나도 서로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잘 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문창진(23·포항 스틸러스)과 권창훈(22·수원 삼성)도 기대되는 선수로 꼽았다.

손흥민은 지난 15일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2015-2016 시즌을 치렀다. 지난해 8월,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00억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을 보낸 손흥민은 리그, 컵대회 등을 포함해 39경기에 출전해 8골·5도움을 기록하면서 무난한 시즌을 치렀다.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빨리 갔다. 스타트가 좋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중간에 팀 동료들이 잘해서 벅차게 느껴졌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행복한 1년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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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뛰었을 때와 잉글랜드가 달랐던 점에 대해 손흥민은 "피지컬적인 면과 빠른 경기에서 차이가 컸다. 그만큼 체력도 좋아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경험도 설명했다. 그는 "욕을 직접 들어보니, 안 들으려고 했는데 들린다. 특히 원정을 가면 욕 많이 먹는다. 또 독일에선 파울당해서 넘어지면 상대가 일으켜주고 '괜찮냐'는 말을 하는데 영국에서는 그냥 무시하더라. 나도 앞으론 무시하려고 한다. 그만큼 축구에 대해 거칠게 생각하는 문화"라고 말했다. 귀국 후 휴식중인 손흥민은 23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훈련할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사진 아디다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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