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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군전력의 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미그23기를 도입하기 시작, 올 여름 안으로 50대 인수를 끝낸다고 한다. 지극히 놀라운 일이다.
남북대화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남북한 동포의 기대가 높아가고 있는 이때 북한이 공격전력을 대폭 증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소련제 미그23기는 미국제 팬텀에 필적되는 전투폭격기다. 일반적으로 이 비행기는 전술기로 분류된다. 그러나 한반도같은 좁은 지역에서는 어떤 후방시설도 그 작전권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로는 전략기에 해당된다.
지금 남북한 군사력은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2대1로 우리가 열세에 있다.
보병사단의 경우는 20대35, 기갑사단 1대2, 특수여단 2대20, 전차 1천대대2천8백30대, 공격용미사일(지대지)12기대54기, 함정1백1척대5백34척이다.
이같은 격차는 공군전력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병력의 경우 3만2천명대 5만1천명, 전투기는 4백30대대 7백대로 북한이 단연 우세하다.
한국은 이같은 열세를 주한미군의 지원과 고성능장비로 보완해왔다.
공군의 경우 우리는 팬텀을 보유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장비상의 우세를 유지할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북한이 미그23기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장비상의 우위가 상살되고 숫적인 열세는 더욱 심해졌다.
물론 우리가 전력강화를 게을리 해 온것은 아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장비의 질과 양이 크게 개선,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군사정책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전쟁의 방지이고 그 전략은 북한과의 군사적 균형유지에있다.
군사적으로 볼때 공격군의 70%전력만 확보하면 방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할수 있다고 한다.
지금 한국군의 전력은 북한군의 50%이며 주한미군의 전력을 합하면 60%수준이 된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4∼5년이 중요한 고비라는 전제아래 이 기간동안 10%의 전력을 증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추구하는 것은 전쟁방지가 아니라 전쟁의 승리이고, 군사력의 균형유지가 아니라 절대 우위의 확보다. 바로 이 점이 한반도 평화위협의 근원이다.
이제 북한이 공군력을 다시 강화함으로써 남북간의 군비확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것 같다.
우리는 태평양건너의 미국 1개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육속된 중공· 소련 두 나라와 군사동맹을 맺고있다.
그중 실제로 북한에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것은 소련이다.
소련은 중소국경에 50개 사단을 배치하고 전군사력의 3분의1을 극동전구에 주둔시키고있다.
근년 들어서는 이 지역에 SS20등 핵전력을 강화했다.
새로 집권한「고르바초프」는 최근 한·미·일의 군사유대강화를 비난한바 있다. 북한에 대한 미그23기 제공도「고르바초프」가 직접 결정했다고 한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동북아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강화되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한다.
문제는 우리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야만 전쟁, 그것도 방위전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반면 북한은 외부지원 없이도 공격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미소 정상회담이나 군축회담에서는 미소문제와 유럽문제에만 초점이 두어져 왔다.
동북아나 중동의 군비문제, 특히 이 지역의 핵감축문제는 전적으로 외면돼 왔다.
오는 11월의「레이건」-「고르바초프」회담에서는 동북아에서의 군비제한 문제도 진지하게 다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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