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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영접 행사의 간소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가 외국귀빈들의 우리나라 방문때 자주 일어나는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덜고 예산절감을 위해 환영·환송행사를 간소화하기로 한것은 뒤늦게나마 썩 잘한 일이다.
정부 관계부처가 검토하고있는 간소화방안은 우선 외빈들의 도착이나 추한시간을 상대국 정부와 사전 협의해서 러시아워를 피하도록 하는내용이 눈길을 끈다. 외국귀빈이나 정부요인이 지나가는 길은 30분 내지 1시간 전부터 각종 차량과 시민의 통행이 통제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것도 도심을 통과하는 주요대로 한 노선에 국한되는것이 아니고 보안관계상 2∼3개노선이 동시에 막힐때가 많다.
잠시동안의 불편이 뭐 그리 대수로울게 있느냐고 생각할지 모르나 시민의 생활과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긴요한 약속이 깨질 수도 있고 노상에 그 많은 차가 묶여있는 것도 공연한 낭비다.
하루하루 입금액을 납입해야 하는 택시운전기사의 경우는 그날의 수입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또한 외국 바이어와의 상담이나 중요한 접촉에 장애를 일으키는 사태도 능히 예상할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불편과 장애는 비단 러시아워에만 그치는 일이 아니고 어느때든지 가능하다. 귀빈들의 행차가 출입국 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시찰이나 방문등 모든 일정에 관계되는 것이므로 도심지의 교통차단은 빈번히 발생한다.
그때마다 당해야 하는 민생과 경제활동의 지장을 줄이는 방법은 없는것이 아니다. 귀빈들의 행차에는 헬리콥터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경호도 완벽하고 시민생활에도 지장을 주지않으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공항의 환영·환송행사도 그렇다. 공항에 국빈이 출입할 때는 각종항공기의 이· 착륙이 중단된다. 따라서 국내기 뿐만 아니라 외국여객기는 아예 출발지나 기착지에서의 이륙 자체가 늦어짐으로써 당해국의 공항운행에 지장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탑승여객들의 짜증과 원성을 사고 있다. 공항에서 일단 손님을 일정한 장소까지 즉각 옮긴 다음에 그 장소에서 환영행사를 하고 환송때는 순서를 거꾸로 하면 그만이다.
그렇다고 해서 소흘한 대접이라는 인상을 주거나 결례라고는 볼수없을 것이다. 미국정부의 외빈환영행사가. 대부분 백악관뜰에서 베풀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항에 학생들에게 색동옷을 입혀 내 보내고 연도에 학생들을 동원하는가 하면 거리에 환영아치로 곳곳을 장식하는 일, 4백∼5백평규모의 민속예술행사를 펼치는 문제도 재고돼야활 부분들이다.
더구나 우리의 국력과 국위가과연 외국인사에게 낭비적 환대를 할만한가도 생각해볼 일이다. 주공이 비례요, 과유부급이라는 말도있지 않은가.
우리를 찾는 외국 손님은 그들나름대로 자기네들의 국익을 위해오는 것이고, 우리도 그들을 맞아 국익을 수수하고 거래하면 그만이다. 우리의 미풍대로 손님을 융숭하고 극진히 대접하되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해야 한다. 그로인해 민생에 지장을 끼쳐야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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