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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학교-기업간 자매결연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현장교육· 산교육 강화를위한학교와 기업간의 자매결연이 사회당정부의 강력한 권장으로 프랑스에서 크게 늘고있다.
이른바 산학협동의 저변화·광역화가 이뤄지고 있는것이다.
보수적인 고자세로「장사꾼」(기업)의 교육계 잠식을 줄곧 거부해온 학교측과 학교로부터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인력만을 확보하는데 만족해왔던 기업측이 오랫동안 서로 담을 쌓고 경원해왔던 그간의 실정으로 보아 이같은 현상은 프랑스사회의 큰 변화가 아닐수 없다.
현재 초·중·고등학교와 기업이 학생들의 현장학습을 위해 맺은 자매결연은 약5천건이다.
지난해 9월 이제르라는 지방소도시의 한 직업학교가 그 지방의 4개기업체와 처음으로 자매결연을한 이후 산학자매결연은 괄목할 증가를 보였다.
지금까지 일부 특수직업학교나 대학· 산업체가 특별한교육목적을 위해 학생이나 기업체간부· 기술자등을 상호파견, 연수시키는데 그쳤던 산학협동이 이같이 저변화· 광역화되고 있는것은 무슨까닭인가.
우선 현실적으로 학교와기업의 접합을 불가피하게 만들고있는 많은 요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와 이에따른 실업증가, 산업구조의 변혁, 기계화와 생산공정의 로보트화등이 그동안의 산학관계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과학기술은 보다 잘 교육된젊은 인재를 요구하고 산업구조의 현대화는 대량의 기술인력을 필요로 하게됐다.
학교측에서도 사정이 달라졌다.
전과달리 의무교육기간이 길어지고 학교가 늘어 학생수가 대폭 증가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졸업장만 쥐어주는 것으로 할일을 다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그들의취업에도 신겅을 쓰지않을 수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자의이해가 일치해 학교와 기업이 그간의 담을 허물고 거리를 좁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에 추진력을 제공한것이 정부다.
「파비우스」수상이 얼마전『현대사회건설을 위해서는 학교와 기업이 서로 손을잡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듯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현장교육을강화,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현대생활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있는 산교육을 시켜야 국가발전을 이룰수 있다는게 사회당정부의 기본방침이다.
지금까지 기업과 자매결연한 학교가운데 상당수가 기술학교 또는 직업학교지만 일반 인문학교도 적지않다.
국민학교의 경우 대체로 자매결연한 기업자나 공장견학으로 학습의폭을 넓히고 있고 중·고등학교에선 현장견학· 실습과 함께 기업체간부들과의 토론·영사회등으로 직업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파리의 명문고교로 알려져있는 리세 앙리4세교는 프랑스의 석유그룹 토탈사와 자매결연, 이회사 간부들로부터 석유시장의 내막, 각국의 에너지정책에 관한 강의를 듣고있다.
새로 바람이 불기시작한 이같은 현장교육에대해 학생들은 근로자들의 실태를 직접눈으로 확인하고 교실에서 배운 지식들을 현실적으로 소화할수 있게됐다고 반가와하고 있으며 얼마전만해도 거부반응을 보였던 교사들도 『학교실험실에서 불가능했던 교육을 공장에서 시킬수있게됐다』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현실생활에 적응할수 있도록 인도할 책임이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이같은 산학협조관계를 더욱 확대하기위해 교육성은 교육전문가· 기업경영자·노조책임자들로 산학협동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산학협동증대방안을 영구적으로 마련토록 의뢰하고 있다.
한편 교육계·산업계대표 4백여명은 최근 파리에서 산·학관계개선에관한 토론회를가졌다.
이 토론회의 주제는 교육과 산업활동은 같은세계·같은문화에 속하는 것으로 국가와 사회는 그들 젊은이들이 조국의 경제역군이 될수있도록 준비시킬 책임이 있다는 것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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