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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PC래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는 최근 PC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무기는 ‘화웨이 메이트북’. 화웨이가 내세운 장점은 무게다. 640g 초경량에 두께도 6.9㎜에 불과하다. 그래도 12인치 멀티 터치 스크린에 지문인식 기능 등의 첨단 최신 기술을 갖췄다.

부품기술 발전 덕에 계속 작아져
MS·구글, USB 만한 컴퓨터 내놔
대만 업체는 키보드 형태로 제작
LG노트북은 15.6인치가 980g

화웨이 관계자는 “고품질의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으며, 태블릿과 키보드를 탈부착할 수 있는 ‘투인원’ 형태로 휴대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PC의 ‘다이어트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휴대하기 편한 PC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앞다퉈 PC 체중 감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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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이식 키보드로 사용할 수 있는 피포의 ‘KB2’. [사진 각 사]

새로운 다이어트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은 미니PC다. 단순히 작고 가벼운 것에서 벗어나 독특한 기능을 추가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만의 피포는 최근 접이식 키보드 형태의 미니PC인 ‘KB2’를 선보였다. TV·모니터에 케이블로 연결만하면 PC처럼 이용할 수 있다. 미니PC를 바로 키보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레고처럼 조립할 수 있는 블록형 미니PC도 나왔다. 에이서가 출시한 ‘레보 빌드’는 추가로 블록을 조합하는 식으로 오디오·하드디스크·휴대용 배터리를 추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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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모니터에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스틱형PC인 구글 ‘크롬비트’(左), 인텔의 스틱형 PC ‘컴퓨트스틱’(右). [사진 각 사]

독특한 디자인의 미니PC들은 데스크톱은 무겁고 큼지막하다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있다. 중국의 미고패드에서 출시한 ‘T04’는 자갈돌 같은 동그란 형태로 케이스 색상·재질도 돌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엔드리스 의 ‘미니’는 포도송이처럼 생긴 작은 구형의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한다. 인텔·구글·마이크로소프트·엡손 등은 손가락만한 크기의 스틱형PC를 잇달아 선보이기도 했다. 호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데다, USB처럼 TV나 모니터 단자에 끼우면 어디서든 PC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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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세로 약 18㎝에 불과한 조텍코리아의 데스크톱 미니PC. [사진 각 사]

미니PC가 주목을 받는 것은 높은 활용도 때문이다. 예컨대 회의실·공공장소에서 대형 스크린이나 빔프로젝터와 연결하면 손쉽게 각종 콘텐트를 공유할 수 있고, TV에 미니PC를 장착하면 거실에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다. 데스크톱보다 공간을 덜 차지하고 복잡한 선을 정리할 수고를 줄여주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 면에서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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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가 그란데 사이즈 커피 두 잔과 비슷한 980g인 LG전자의 15.6인치 노트북 ‘그램 15’. [사진 각 사]

PC의 다이어트 바람이 불면서 노트북도 ‘초경량·초슬림’이 대세다. LG전자는 올 초 15.6인치 대화면 노트북 ‘그램 15’를 내놓았다. 무게는 그란데 사이즈의 커피 두 잔과 비슷한 980g으로 15.6인치 제품 중에선 가장 가볍다. 15인치대 노트북 무게가 1㎏ 밑으로 내려간 것은 그램 15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13.3인치 ‘노트북9’, MS가 선보인 13.5인치 투인원 PC ‘서피스북’ 등도 무게가 1㎏이 채 나가지 않는다. 휴렛패커드(HP)가 선보인 ‘스펙터’는 두께가 10.16㎜로, 지금까지 가장 얇은 노트북이었던 애플의 맥북에어(13㎜)보다 얇으며 무게는 1.1㎏이다.

이처럼 PC의 다이어트가 가능한 것은 부품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배터리는 가벼우면서 밀도가 더 높아졌고, 경주용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PC 케이스로 사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별도로 전용 확장 카드를 설치해야했던 사운드·네트워크 등의 기능은 메인보드에 내장되는 추세다.

프로세서의 성능 개선도 다이어트에 힘을 보탰다. 소모 전력과 발열을 줄인 덕분에 가벼운 배터리를 장착하고, 냉각 구조를 단순하게 하도록 도와준다. 여기에 USB 포트로 연결해 각종 주변 기기를 사용하기가 편리해지면서 PC 내부에 부품을 추가할 이유도 없어졌다.

최근 침체기를 맞고 있는 PC업계에서는 이런 미니PC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텍코리아의 서만석 마케팅팀장은 “글로벌 PC 시장 축소 속에서도 미니PC와 초경량·초슬림 노트북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주요 PC 제조사들은 휴대성과 함께 고성능이 요구되는 이런 ‘이동형 컴퓨터’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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