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외제 담배 웬말?" 농가들 반발

중앙일보

입력

 
군 당국이 이달부터 국방마트(PX)에서 외국산 담배 판매를 허용하면서 담배 생산농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국군복지단은 9일 "지난달 PX 신규 납품 담배 심사에서 미국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골드 오리지널'과 일본 JTI의 '뫼비우스 LSS 윈드블루' 등 외국산 담배 2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군 PX에서 외국산 담배를 파는 것은 KT&G가 독점해 온 군납 담배시장을 2006년 외국계 회사에 개방한 지 10년 만이다.

국내 잎담배 생산 농가들은 '외국산 담배를 PX 납품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국방부에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국내 업체인 KT&G와 100% 계약재배를 하는 담배 농가들로선 외국산의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농가의 붕괴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가들은 이미 외국산 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0%를 넘어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만 해도 전체 시장의 90.6%를 점유했던 국산 담배의 입지가 해마다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서다.

농가들의 담배 경작규모도 해마다 급감하는 추세다. 국내 입담배 경작면적은 2000년 2만4319㏊에서 올해 3475㏊로 7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용호(62) 정읍엽연초조합장은 "군납 담배 20종 중 2종만 외국산이라지만 한 번 그 맛에 길들여지면 제대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외국산을 피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읍=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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