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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자동차 70m 경주 … 바퀴가 0.195초 빨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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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자동차 70m 달리기 대결’이 5일 오후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렸다.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인 김국영(왼쪽)이 7초739를 기록, 자동차(7초544)에 0.195초 뒤졌다. [영암=뉴시스]

인간과 자동차의 이색 스피드 대결에서 자동차가 이겼다.

5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인간 vs 자동차 70m 달리기 대결’에서 인간 대표로 출전한 육상 국가대표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이 7초739를 기록, 자동차(7초544)에 0.195초 뒤졌다.

이날 대결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전남개발공사가 주최한 ‘2016 모터·레저스포츠 한마당’의 이벤트 경기로 열렸다. 김국영은 지난해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남자 100m 한국 최고 기록(10초16)을 세운 한국 육상의 단거리 간판이다.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 3월 이색 대결 제의를 받고 고민 끝에 수락했다는 김국영은 경기 전 “수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이 대결을 준비했다. 자동차를 이겨보겠다”고 다짐했다. 주최 측은 김국영이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울 당시 사용한 것과 똑같은 재질의 트랙을 설치했다.

김국영의 상대는 현대·기아차의 2013년형 아반떼 승용차였다.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29)가 운전자로 나섰다. 권봄이는 “실수만 없다면 자동차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70m 최고 기록은 김국영이 7초4, 자동차가 7초38로 대동소이했다.

이날 레이스에서 자동차는 출발할 때 기어를 ‘주차’ 상태에서 ‘주행’ 상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에 비해 출발 신호가 울리면 즉시 달려나갈 수 있는 사람이 초반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김국영은 스타트 직후 빠르게 치고 나가 40m 지점까지 자동차를 한참 앞섰다.

하지만 가속이 붙은 자동차가 50m 부근에서 김국영을 따라잡았고, 60m 지점에서 완전히 추월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국영은 “변명 같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스타트가 기대 만큼 좋지 않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자극이 됐다. 기회가 되면 올림픽을 마친 뒤 다시 한 번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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