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성촌|고려망한뒤 은거, 5백여년세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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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충북괴산군불정면지장리일. 용문산 아래 「철안이 마을」은 안악이씨 일족이 5백50여년간 세계를 이어사는 터밭이다.
청주에서 음성족으로 지방도를 따라 50여㎞나 떨어진 산간벽지.
마을전체 55가구 1백70여 주민중32가구 1백10명이 안악이씨 일족으로14세손에서 20세손까지 7대가 어우러져 살고있다. 『조선조 세종때 안악군수를 지내신 구자관자할아버지께서 이곳에 들어와 사신데서 시작됐다고 전해지고 있지요.』
18세 종손 이석필씨(51)가 전하는 마을의 내력이다.
후손들은 소백산맥 봉우리에 둘러싸인 산간의 박토를 고기포를 뜨듯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6.25전까지만해도 마을앞으로 지나는 찻길이 없었을 정도의 산골이다.
근래 담배재배가 보급되며 담배경작에 맞는 사양토 토질을 활용, 요즘은 충북에서도 제일가는 담배주산지로 등장했고 주민들의 생활정도도 중농수준으로 올라섰다.
담배밭 3만3천여평에, 고추밭 2만7천여평을 일구어 가구당 연간 평균수익이 3백여만원은 된다.
일족들은 선조들의 얼을 기리기위해 지금도 매년 음력 10월1일부터 6일까지 18대조부터 5대조까지 14대선조들의 묘소를 찾아 제사를 받들며 화목 협동의 가풍을 지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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