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육관계자들, 교사들의 진지한 건의 태도가 교권확립인가、한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의정부 복지 중·고교사들이 단식농성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다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팔짱만 끼고 있던 문교부가 10일간의 단식이 끝날 무렵에야 『배후조종자가 있다. 가만 두지 않겠다』고 엉뚱한 순발력을 발휘.
문교부당국자는『손장관도 알고 있다. 죽지 않을 만큼 먹지 않았겠느냐. 웃기는 짓이다』라며 단식농성 중에도 교사들을 힐난하고 『그 정도의 일에 문교부가 나서게 됐느냐. 해당 교위가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한 때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던 것.
이를 지켜본 교육계 인사들은 관리들은 배후조종만 받으면 이유도 없이 생명을 걸고 단식을 하느냐. 천하가 다 아는 학교사정을 애써 모르는 체하고 교사만 매도하는 것을 보면,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언짢아 하기도.-
이들은 『배후조종자를 대한교련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YMCA· YWCA· 흥사단까지 나섰으니 문교부는 「가만두지 않을 사람」많아 좋겠다』며 『학생들이 나오면 허겁지겁 당황하고, 교사들이 진지하게 건의할 때는. 매도하는 것이 계장관이 강조하는 「교권확립」의 실체냐』고 한숨.
경찰, 진싱보고 등 발끈
○…5.19를 앞둔 지난 10일 경찰의 운동권학생 격리방침에 따라 광운대총학생희장 안국준군(전자통신과4년)과 부회장 김오중군(전기공학과3년)이 서울북부경찰서에 의해 즉심에 넘겨져 각각 5일과 3일씩의 구류처분을 받았는데 담당판사의 판결소감(?)한마디로 인해 경찰이 당황.
사연인즉 담당 이모판사가 구류처분을 내리면서 『안군은 학생회장이니 5일. 김군은 부회잠이니 3일』이라고 각각 판결한 후『미안하다』고 말했다는 경찰측 설명.
판결을 지켜본 서울북부경찰서측은 즉시 『진상을 알아봐야겠다』며 상부에 보고를 해오는 소동올 피웠는데 법원측에서는 이에대해 『판결 후 개인적인 소감을 피력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
시교위, 불쾌한 표정
○…공금유용과·거액의·외화밀반출 혐의로 구속된 김예환씨의 예일여고 교장직을 둘러싸고 시교위와 재단측이「파면」과 「해임」으로 맞서고 있어 주목.
말썽이 나자 시교위는 재단측에 대해 『교장직은 파면시키고 재단이사직은 해임하라』고 지시했으나 13일 하오의 재단이사회에서『본인이 이미 사표를 제출한데다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해임」결의에 그쳤던 것.
이에 대해 시교위 관계자는 『아직 보고 받은 바 없으나 그럴리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지극히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앞으로 후임교장 인준도 남아있고 학교법인에 대한 회계감사 기회도 있는데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과거의 결정사례 찾아
○…서울형사지법은 최근 문공부와 경찰의「이념서적」압수와 관련, 35건이나 되는 무더기 압수취소 신청을 받아놓고 과거의「결정」사례를 찾는 등 고심하는 모습.
그도 그럴 것이 이같은 취소신청은 사법상 처음 있는 일인데다 아직 대상서적들에 대한 조사마저도 안 돼 있는 상태여서 기록을 보지 않고는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
법원의 한 관계자는『일본의 경우. 수사상 필요를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한 경우 압수, 취소신청을 각하한 결정 사례가 있다』면서 『이번 경우가 꼭 수사상 필요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법원의 고충을 설명.
문교부,「학내」해석 유보
○…지난 11일 광운대생과 경찰의 충돌로 제기된「경찰의 학내 진입 한계」시비는 한때 문교부의 「유권해석」으로 풀리는 듯 하다가 문교부가 이를 부인하는 바람에 미제로 남게 됐다.
경찰과 충돌했던 학생이 교내로 피신한 가운데 광운대에서는 12일 서국철학장이 문교부 고위당국자로부터 『대학은 성역이 아니다. 「학내」란 강의가 진행중인 강의실만을 뜻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아 한때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으나 결국 문교부가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서학장도 이를 부인, 「학내」「학외」논쟁의 유권해석이 흐지부지된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