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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경영리더십 강의] 긍정 리더십 모델의 4가지 핵심요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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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이끄는 팀, 조직, 사회, 더 나아가 국가까지도 이전보다 더 나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리더십을 긍정의 리더십이라 부른다. 긍정의 리더는 기업이나 조직의 핵심 성과목표를 달성하면서 일하기 좋은 직장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목표들까지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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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리더십의 4가지 핵심요소 모두를 완벽하게 실천할 수 있는 리더는 매우 드물다. 예를 들어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왼쪽)는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공급망 관리를 등한시했다. 반면 CEO 팀 쿡(오른쪽)은 애플의 공급망 효율을 높이고 재고를 줄여 이윤을 증대시켰다.

얼마 전까지 총선 열기가 뜨거웠다. 각 지역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를 뽑는 일이 한동안 초미의 관심사였다. 미국도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후보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떤 리더를 원하는가? 갈수록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세계 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실업, 질병,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기업과 사회가 책임감 있게 대처하고, 이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리더에 대한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미시간대학의 교수진이 최근에 제안한 긍정 리더십 모델의 4가지 핵심요소를 살펴보자.


견고한 성과 도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여러 제약조건 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은 모든 리더에게 있어 중요한 역할이다. 긍정 리더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성과목표와 함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유기농 농산품 체인점인 홀푸드마켓은 빈곤하고 낙후된 도시로 알려진 디트로이트에 2013년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다. 고객기반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볼 때 성과 측면에 이득이 되는 결정임은 분명했다.

놀라운 것은 공동 CEO인 월터 롭이 제안한 아이디어인데, 디트로이트 매장을 통해 빈곤계층에게도 건강한 식재료에 쉽게 접근하고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미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유기농 음식은 고소득층 백인들이 누리는 특권이라는 인식을 깨고,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건강식과 조리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공감과 임파워먼트 경영


긍정의 리더는 공감능력,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공감경영은 직원, 고객, 협력사 등의 어려움이나 아픔을 인식하고 감정을 공유하여 함께 고통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기업의 노력을 통틀어 일컫는다.

기업의 주도하에 종업원들을 사회공헌활동에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데, 참여하기 전과 후에 종업원들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를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밝힌 연구가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종업원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공감능력을 기르고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보다 나은 조건과 환경에서 살며 일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에 감사하게 되고,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회사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과 애사심이 강화된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종업원들을 직접 참여시킴으로써 수혜자뿐만 아니라 참여한 종업원들에게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한, 긍정의 리더는 명령과 통제, 타인의 순종으로 리드하지 않는다.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종업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도전의식을 심어주며 심리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리더십이 바로 긍정의 리더십이다.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리스트의 상위권을 늘 차지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직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유명한 예로, 공항 게이트에서 한 탑승객이 애완동물을 잃어버렸다며 도움을 요청한 일이 있었다. 다른 항공사 직원은 근무지를 이탈해야 하기 때문에 상사에게 허락을 받고 움직이려 했을텐데, 사우스웨스트 직원은 고객의 애완동물을 찾으러 나서기로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였다. 긍정의 리더십은 현장 직원의 권한을 존중하고 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직원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혁신과 변화 주도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통한 학습이 혁신의 원동력임을 강조하는 리더십 또한 기업과 조직, 국가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의 핵심 역할이다. GE는 실적이 탁월한 상위 20% 임직원에게는 임금인상, 스톡옵션, 승진 등의 방법으로 보상하고, 중위 70%는 상위 등급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며, 하위 10%는 퇴출시키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

런데 스탠포드 경영대학의 제프리 페퍼 교수는 이러한 GE의 저성과자 퇴출 방식을 비판한다. 하위 10%의 저성과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퇴출시킬 경우, 남아있는 직원들조차도 ‘다음은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실패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일은 피하고 안전하고 정형화된 방식으로만 일하려 한다는 것이다.

창의성과 혁신의지는 리더와 구성원들간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을 때 강화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새로운 만큼 실패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희한하고 어설픈 아이디어를 제안해도 비난받고 질책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의 브레인스토밍 미팅을 관찰하면, 팀원들이 주저없이 서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팅의 활기 그 자체를 즐기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통해 지적 자극을 받는 것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운영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최적의 경영효율을 달성하는 리더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공급망 관리를 등한시해 중국 공급업체 공장의 위험한 근로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CEO 팀 쿡은 애플의 공급망 효율을 높이고 재고를 줄여 이윤을 증대시킴과 동시에 공급업체들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위의 두 리더의 비교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모든 리더가 각자 특유의 강점을 지니고 있으나, 긍정 리더십의 4가지 핵심요소 모두를 완벽하게 실천할 수 있는 리더는 매우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긍정의 리더는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되 약점은 조력자 네트워크와의 협업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취한다.

모든 조직은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면서도 구성원들과 공감하고 자율성을 부여하는 일 사이에 균형을 달성해야 하며, 안정적인 조직운영 속에서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이러한 균형과 딜레마를 이해하고, 조직이 역동적이고 능동적으로 문제와 상황을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업과 조직, 사회와 국가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내는 긍정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이승윤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 <팀 안에 공유된 긍정적 감정이 팀의 창의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팀 매니지먼트, 리더십, 조직행동, 인적자원관리 등이 주 연구분야이다.

이승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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