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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란 뭘까요’ 100명의 소리 SNS로 전파하는 조형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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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스토리텔러 사회복지사
관심·공감 커지는 데 보람
발달장애인 인터뷰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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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씨는 “복지 현장의 기록은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노원구 성민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조형준(27)씨는 자신을 ‘사회복지 스토리텔러’라고 소개했다. “사회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퍼뜨리겠다는 꿈을 담아 만든 퍼스널 브랜드”라고 했다. 2014년 시작한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100명과의 인터뷰’ 는 그가 ‘스토리텔러’로서 처음 펼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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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서너 명씩 인터뷰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어요. 지금까지 88 명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글을 통해 사회복지의 가치를 깨닫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

그의 인터뷰는 독특하다. 그가 인터뷰 대상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희망자의 신청을 받아 인터뷰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꽉 차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이다. 그는 “‘어려운 사람뿐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도 사회복지의 수혜자’ ‘장애를 극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을 바꾸는 게 사회복지’ 등 인터뷰이들의 답변에서 얻는 깨달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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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의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은 작가였다. 노벨 문학상 수상을 목표로 삼았던 때도 있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 데는 중학교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가정 형편이 기울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많이 만난 영향이 크다. “고등학교 때 학원에 갔다 오면 새벽 1시쯤이었어요. 그 시간에 폐지를 줍는 어르신이 많았죠. 유모차에 박스 올려놓는 일 등을 도와드렸더니 한 할아버지가 ‘공부하느라 힘들 텐데 빵 사 먹으라’며 1000원을 주셨어요. 아직도 그 돈을 못 쓰고 갖고 있어요.”

그 뒤 그는 “어떡하면 이분들이 편하게 사실 수 있을까란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에도 저소득층 청소년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고 공익근무도 장애인복지관인 정립회관에서 했다. 지난해 2월 졸업, 사회복지사가 된 그는 현재 성민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함께 재미있게 어울리는 동등한 파트너십”이라며 “불쌍하니까 도와준다는 마음을 버리고 똑같이 대해 달라”고 말했다.

현장 경험이 쌓이면서 그가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복지기관 이용자들을 위해 사회복지사부터 행복해야 한다”며 “사회복지사가 주인공인 소설이나 드라마를 써서 사회복지사들의 자부심을 올려주고 싶다”고 했다. 또 이번 ‘100인 인터뷰’ 프로젝트를 마친 뒤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시작할 생각이다. “발달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려고요. 그들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이루고 싶은 꿈과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요. 발달장애인의 역량에 대한 사회의 오해를 푸는 데 효과가 클 겁니다.”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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