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뤼도처럼 … 클린턴 “당선 땐 각료 절반 여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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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먹방 쇼 미국 대선 주자들은 음식을 먹으며 서민적 모습을 연출한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AP=뉴시스, 중앙포토]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각료의 절반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MSNBC 방송 주최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미국과 같은 모습으로 내각을 꾸리겠다. 미국인의 절반은 여성이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발언은 “각료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운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처럼 내각을 구성할 생각이 있느냐”는 사회자 레이첼 매도우 MSNBC 앵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트럼프, 크루즈 손잡은 케이식 맹공
“그처럼 역겹게 먹는 인간 처음 봐”
“난 대통령 외모… 얼마나 잘 생겼냐
힐러리가 대통령처럼 생겼느냐”

지난해 11월 취임한 트뤼도 총리는 장관 30명 중 15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원주민·이민자 출신도 기용했고, 30대에서 60대를 아우르고 각주 출신을 고루 임명해 연령·지역 안배도 이뤘다. 당시 트뤼도 총리는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2015년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부에선 장관 15명 중 4명이 여성이다. 로렌타 린치 법무장관, 샐리 주얼 내무장관,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실비어 버웰 보건복지 장관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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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먹방 쇼 미국 대선 주자들은 음식을 먹으며 서민적 모습을 연출한다. 도널드 트럼프. [AP=뉴시스, 중앙포토]

한편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주 동시 경선을 하루 앞둔 25일 경쟁자를 향해 거친 입담을 쏟아냈다. 1차 타깃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였다. 트럼프는 이날 로드아일랜드주 유세에서 “케이식이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냐. 그는 기자회견 때마다 늘 먹는데 그렇게 역겹게 먹는 인간을 본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최근 친근함을 강조하려고 서민식당을 방문해 왕성하게 식사하는 모습을 선보인 케이식이 TV에 자주 등장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 트럼프는 “난 어린 아들에게 (음식을 먹을 때) 조금만 베어 먹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사람(케이식)은 팬케이크를 입에 처넣는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가. 정말 역겹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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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먹방 쇼 미국 대선 주자들은 음식을 먹으며 서민적 모습을 연출한다. 존 케이식. [AP=뉴시스, 중앙포토]

트럼프의 발언은 전날 크루즈와 케이식이 “다음달 3일 인디애나주 경선은 크루즈에게, 다음달 17일 오리건주와 6월 7일 뉴멕시코주 경선은 케이식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자신의 대의원 과반 확보를 막으려고 ‘크루즈-케이식 동맹’을 맺자 식사 예절까지 들먹이며 공격한 것이다. 트럼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38분의 1 케이식’이란 새 별명까지 지었다. 지금까지 진행된 38개 주 경선에서 케이식이 자신의 근거지인 오하이오에서만 승리한 것을 비꼰 것이다. 그리곤 “‘거짓말쟁이 테드’와 ‘38분의 1 케이식’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길 수 없으니 결탁했다. 그들이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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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먹방 쇼 미국 대선 주자들은 음식을 먹으며 서민적 모습을 연출한다. 버니 샌더스. [AP=뉴시스, 중앙포토]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도 비난했다.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그는 “내가 얼마나 잘 생겼냐. 난 대통령의 외모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자화자찬한 뒤 “힐러리가 대통령처럼 생겼느냐”고 청중에게 물었다. 지지자들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트럼프는 고개를 끄덕거린 뒤 “힐러리가 정말 새벽 3시에 전화를 받겠느냐”고 다시 물었다. 2008년 대선 당시 클린턴이 자신의 안보 대처 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새벽 3시의 전화’ 광고를 빗댄 것이다. 트럼프는 “힐러리는 전화를 받지 않을 것이다. 단언컨대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만한 힘과 에너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크루즈-케이식 동맹’은 첫날부터 분열 양상을 보였다. 케이식은 25일 “인디애나 유권자에게 나를 뽑지 말라고 말한 적 없다. 내게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루즈 측도 “유권자에게 누구를 뽑으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꼬리를 내렸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홍주희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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