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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섭씨<38·서울영등포경찰서보안과소년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요즈음 일부 중·고생들의 탈선과 관련, 청소년 유해업소들이 문제가 아닐수없다.
지난 23일밤 서울시경이 기습 단속에 나서 42개 업소를 적발하고 음화·비디오테이프등 5백6점을 압수한바 있다.
단속에 나섰던 일선 경찰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우리 청소년들이 이토록 불건전한 성에 노출돼 있는지 미처 몰랐다』『이런 업소를 출입하면서 탈선의 유혹을 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우리 청소년들 주변에는 불건전한 환경이 많고 그 실상은 부모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심각한 것이다.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된 디스코장에서 술을 마시고 심야다방에서 담배를 피우는 10대후반의 청소년들을 자주보게 된다.
또 전자오락실을 출입하며 포커 게임 한판에 몇천원씩 걸고 이에 매달리는 경우도 많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음란물이 횡행하는데 있다.
영등포 역전 골목만 해도 음란 외국잡지나 물량만화를 파는 보따리장사들이 단속을 피해가며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일부 무허가 하숙집·여인숙같은 곳에서 돈을 받고 청소년들에게 저속한 비디오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며칠전 초저녁에 여관에 투숙하려던 10대 남녀2쌍이 여관주인의 신고로 경찰서에 연행돼온 적이 있다.
이들은 여의도광장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서로 만났다고 했다.
이렇게 방황하고 탈선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선도·육성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경찰뿐 아니라 전 사회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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