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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쓰비시, 62만대 연비조작 시인…'제2 폴크스바겐' 재연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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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효율이 5~10% 가량 조작된 미쓰비시의 경차 데이즈. [사진 미쓰비시자동차]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가 4개 차종, 총 62만 대의 연비를 조작한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해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차 연비 조작 사건에 이어 올해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가 신뢰 위기에 몰렸다.

  아이카와 데쓰로(相川哲郞)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비 효율이 실제보다 더 높게 보이도록 국토교통성에 제출한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며 “타이어와 공기 저항 수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비가 조작된 차는 2013년 6월부터 생산돼 미쓰비시 이름으로 팔린 ‘eK왜건’ ‘eK스페이스’ 15만7000대와 닛산자동차에 납품한 경차 ‘데이즈’ ‘데이즈 룩스’ 46만8000대로 총 62만대 가량이다. 나카오 류고(中尾龍吾) 부사장은 조작 경위에 대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부정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상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연비가 5∼10%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미쓰비시에 경차 위탁 생산을 맡긴 닛산이 연비 데이터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연비조작에 연루된 차량 중 미쓰비시 브랜드로 팔린 차량(15만대)보다 닛산 브랜드로 판매된 차량(46만대)이 3배나 더 많다. 미쓰비시는 2000년, 2004년에도 리콜로 이어질 정보를 은폐한 사실이 적발됐다.

  미쓰비시는 1917년부터 자동차를 만든 100년 역사의 자동차 메이커다. 현대자동차가 1975년 국산차 1호 ‘포니’를 생산할 때 미쓰비시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일본에서는 도요타ㆍ혼다ㆍ닛산에 이은 마이너 메이커지만 매출이 2조1800억 엔(약 22조7000억 원, 2014년 연결 기준), 전 세계에 종업원 약 3만 명이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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