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여!「슈퍼맨」의 괴력을 다시 한번…|OB에 또 16-0 11연패…「82년오명」재현에 팬들 분노와 격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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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백약이 무효인가. 슈퍼스타즈는 울고만 싶을 뿐이다. 치욕의 11연패를 당한 삼미는 82년 6월26일부터 7월21일까지 자신이 기록한 오명의 최다연패 타이기록의 악몽을 재현하고 헤어날 길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슈퍼스타즈여 힘을 내라』『한번만이라도 이겨다오』.
홈구장 인천팬들의 안타까운 격려에도 삼미는 16일의 대OB전에서 또다시 16-0으로 참패, 어둡고 긴 연패의 터널에서 가물거리고 있다.
치욕의 연패기록을 탈피하기 위해 삼미는 지난 11일 하오 6시 인천구장에서 돼지머리와 떡시루까지 장만하고 고사까지 지냈다. 지난 9, 10일 MBC에 2연패를 당한 후에는 새벽2시까지 전코칭스태프와 선수, 그리고 구단직원들이 한데 모여「선수불만해소회의」까지 열었으나 연패의 깊은 병은 치유되지 않았다.
삼미의 이같은 연패는 지난 동계훈련에서의 오버웍과 주전선수들의 부상이 겹친 탓. 4번타자이자 부동의 포수인 김진우가 시범경기에서 발등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는 것을 비롯, 포수 박명운과 금광옥도 부상당해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김호근 혼자서 마스크를 쓰고있다.
더구나 기대를 걸었던 투수 박정후도 지나친 훈련으로 88㎏이던 몸무게가 76㎏으로 줄어 부진에 빠져있다.
특히 팀의 기둥인 너구리 장명부도 동계훈련을 제대로 하지않아 팀전력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용균전무는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가 너무 비참하다』며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김진영감독은 동정에서 분노로 바뀐 팬들의 따가운 시선속에 『도무지 알수가 없다. 우선 선수들의 사기부터 북돋워야겠다. 다음엔 꼭 이길 것이다』고 말할뿐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16일 OB에 당한 l6-0 참패의 충격이 너무 커서 거의 그로기상태에 이른 셈.
구단측은 『패자에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그러나 OB도 너무했다. 환자를 이렇게 무참히 짓밟다니…. 다음번 분을 풀 날이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자폭이란 말도 안된다』고 강조.
삼미슈퍼스타즈가 언제 악몽에서 벗어나 원년과 같은 도깨비방망이라도 화끈하게 휘두르게될지 팬들은 안타까이 지켜보고 있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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