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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우리손으로 총재한번뽑자"|현장대결 벌인 민한당 전당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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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한당은 야당사상 드물게 아무것도 예정한것 없이 29일 전당대회를 맞았다. 각파간에 아무것도 사전조정이 안된채로 3가지의 당헌개정안과 3명의 총재경선자가 나와 모든 것을 대의원의 판단에 맡기게 됐다.
각파는 29일저녁 최종적인 절충을 벌였으나 모두 실패하고 단합대회와 득표전으로 밤을 넘겼다.
○…상오10시에 개최예정이던 민한당 전당대회는 대의원들이 질서정연한 가운데 입장했으나 신분확인등 절차가 늦어져 30분 늦게 개회.
대회장인 잠실교통회관 입구에는 「민주투사 한영수, 총재로 선출하자」는등 한씨측의 현수막만 5개가 나붙어있을뿐 다른 경선자들의 것은 없었고 경선후보자들의 입장때 피키트등도 보이지않았다.
다만 한씨와, 조윤형씨측이 유인물을 돌렸으며 경선포기 의사를 밝힌 박일씨가 「박일, 그는 누구인가」라는 유인물과 수첩및 머풀러가 든 봉투를 나누어 주는모습이 보였다.
상오 10시10분쯤 출석치 않을것으로 예상되던 유치송전총재가 나와 단하에 마련된 대의원석에 앉자 김준섭전당대회의장이 내려와 유씨를 단상으로 오르도록 권유해 단상에 좌정.
유전총재는 이날 아침 유한열총장으로부터 총재경선에 나가겠다는 뜻의 전화를 받고 『범주류가 의논을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라』고 격려했다는 후문.
이날 대회장에는 총재 경선에나선 조윤형·한영수씨가 10시정각에 나왔는데 한씨는 대의원석을 돌아다니며 악수공세를 했고, 조씨는 자기자리에서 참모들의 보고를 받았으며 유총장은 단상에서 진두지휘.
유총장은 조씨와의 제휴가능성에 대해 당헌개정안이 끝나봐야 무슨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했다.
○…3개당헌개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이중재(수권의안)·정광길(총재경선·부총재지명) 황낙주(총재·부총재선출)씨로부터 각각 듣는 과정에서부터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고 욕설이 나왔다.
이씨측은 황씨가 제안설명을 하면서 자신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단상으로 뛰쳐 울라가는등 장내가 소란해겨 10분의 정회후 각안에대한 반대빚 찬성토론이 진행.
수권위안에 대해 『도대체 양복도 안입고 사람앞에 나가자는 수권의안은 절대 받아들일수없다』는 발언이 나오자 『치워라』『잘한다』등의 지지와 함성이 엇갈려 발언자의 마이크소리가 들리지않을 정도로 소란했다.
이건일 씨가 『총재를 선출하지말라든가, 부총재를 지명하자든가하는 당내 비민주적 요소는 우리가 타도하려는 민정당과 다를바없다』고 하자, 수권위안을 반대하는 대의원들의 함성이 올라 수권위 주장론자들이 약간 위축되는 분위기.
조중연씨가 정씨의 제안에 찬성하는 가운데 『총재는 안뽑고 수권대표나 뽑자는 주장에 한숨을 쉬었다』고 하자 이중재씨가 『인신공격을 중지하라』며 단상의 의장에게 대들었고 이때 대의원석에서 『탈당해 버려라』『너혼자 제일이냐』는등 야유.
김정길씨가 『김대중·김영삼씨가 신민당은 방문하면서 우리당에는 오지않은 이유를 잘 새겨야 한다』며 통합부터 해야한다고 하자 『여기가 신민당전당대회냐, 나가라』고 욕설이 터지는등 분위기가 험악.
그러자 박해충씨가 『지금 이마당에 통합을 반대하겠다는 얼빠진 사람이 있느냐』면서 『따지고보면 모두 통합하자는 것이며 통합은 하되 그때까지 당간판과 살림살이는 꾸려야 할것 아니냐』고 조용히 호소해 분위기가 진정.
박씨는 총재와 부총재도 뽑고 통합을 위한 수권기구도 만들면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제의해 별탈없이 찬반토론을 종결.
○…전당대회를 몇시간 앞둔 29일 새벽에도 조윤형씨측은 베이스캠프인 S호텔에서 정대철씨를 중심으로 이상민·박완규·이원범·김덕규씨등이 나서 표점검을 실시, 43∼45명의 지구당위원장을 확보했다고 공언.
그러나 정씨는 『지구당위원장확보가 꼭 대의원수와 비례하는것 같지는 않다』며 한영수씨에 대한 대의원들의 인기를 고려, 전당대회장에서 범주류와 수권위구성파의 표잠식을 위해 몇사람씩 분담해 포섭에 나서기로하고 대회장으로 출발.
28일 자정무렵에는 민추협의 최형우간사장이 조윤형씨를 찾아와 이중재씨의 수권위안을 받아들이도록 종용했으나 조씨는 『그안은 설령 내가 응해도 대회에서 통과되지 않을것』이라며 『차라리 체제를 갖춘후 통합방향으로 가는게 현명하다』고 거부.
○…대회를 하루앞둔 28일밤 「선수권위」를 주장하는 이중재씨, 경선에 나선 조윤형·한영수씨와 범주류는 서로 「밀사」를 보내거나 직접 만나 제휴를 모색.
이중재씨와 조윤형씨는 몇차례절충을 시도했으나 『「총재」를 포기하면 수권위원장으로 밀어주겠다』(이씨) 『수권위보다는 당의「간판」이 있어야 한다』(조씨)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M호텔에서 신상우·고재청·박일·조세형씨등도 배석한 가운데벌인 협상이 결렬되자 이씨측은 『조씨가 단합대회의 분위기에 고무된것 같다』며 제휴가능성이 희박함을 표시.
조윤형씨는 범주류의 대타로 나온 유한열씨와도 접촉했는데 유씨는 『1차 투표후 당체제를 정비하려는 사람과 제휴를 모색하겠다』고 말해 조씨와는 대화의여지가 있음을 암시.
조씨와 한영수씨는 1차투표의 고득표자를 서로 밀기로 약속.
○…총재경선에 나선 조윤형씨는 S호텔, 한영수씨는 목동자택, 「선수권위」의 이중재씨는 N호텔, 유한열씨의 범주류는 T호텔등에 베이스캠프를 차려놓고 28일밤 철야 득표전.
아숙원단합대회후 「바람」에 자신을 얻은 조씨측은 김원기·김덕우·박완규씨를 밤샘 표단속조로 편성하고 한영수씨측이 대회장에 사진피킷을 들고 나올것에 대비, 유인물을 작성.
이중재씨측은 많은 대의윈들이 『야당통합도 좋지만 보수야당이 총재하나 못뽑아서야 되겠느냐』고 말하는데 불안을 감추지 못하면서 『나는 일부의 총재추대 제의도 거절했는데…』라며 답답해했다.
한영수씨는 『몇년 돌아 다녔는데 새삼 밤중에 뛰어다닐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다른 세력과의 제휴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자세.
○…단일세력으로는 가장 큰 범주류는 유치송전총재가 28일아침재추대 권유를 고사함으로써 결전하루전 구식점을 잃고 지리멸렬상을 보인 가운데 유한열사무총장이 자천 대타로 출마를 선언.
28일 아침 박해충·황낙주·유한열씨는 유전총재의 총재경선 포기통고를 받고 범주류단합을 위해 대타조정협의를 했으나 의견조장에 실패.
유씨는 박·황씨중 1인이 총재경선에 나서라고 권유했으나 두사람은 나가겠다, 안나가겠다는 의사표시를 딱 부려지게 안하며 우물쭈물했다는 후문.
중앙상무위가 끝난후 다시 여의도관광호텔에서 하오4시30분부터 2시간여 1차 조정모임을 가졌으나 별무진전. 이 자리에서 유총장은 『유전총재가 사양하는 것은 섭섭하지만 하는수 없으니 여기에서 당권경쟁할 사람을 뽑도록하자』고 제의했고, 황낙주씨는 『4인전권위원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우니 9인쯤으로 늘려 막후절충을 벌이자』고 제의.
그러나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투표로 대표를 결정하자』 『먼저 위원장들을 내보내 대의원 단속부터 하자』 『유전총재의 번의를 촉구하자』 『범주류 단합을 위해 대표를 뽑더라도 유전총재와 협의해야한다』는등 중구난방. 이 과정에서 4인대표이면서도 대타조정회의에 끼지못한 정상구씨가 황씨에게 불만을 터뜨려 욕설을 주고받는등 난전을 벌여 사회자인 박해충씨가 저녁9시 다시 모이자고 선포.
이자리에는 박해충 황낙주 유한열 정상구 손태곤 황병우 정재원 이건일 장기욱 서종렬 조종익 김일윤 신재휴(당선자) 박찬 김문석 김문원 유재희 유인범 이기한 유용근 오경의 박용귀 오상현 조병환 이홍배 김재영 이대우씨등 50여명이 참석.
이어 박해충·황낙주·유한열·정상구씨와 황병우씨등 10여명은 단일후보협의를 했으나 박·황씨가 의중을 명확히 하지않자 유씨가 『그렇다면 범주류단합을 외해 나를 밀어달라』고 총재출마를 선언.
이에 정씨가 『아직 유총장이 나서기에는 이르다』고 제동을 걸며 중의를 모으자고 했고, 박·황씨도 적극적 의사를 보이지 않은채 설전만 거듭.
1차모임보다 몇명이 빠진채 모인 2차모임에서 유씨가 퇴장하자 일부가 또 자리를 떴고 『유총장이 선언한 이상 밀어주자』 『더 중의를 모아 범주류대표를 뽑자』는등 주장이 난무. 박해충씨가 『오늘밤에 4대표가 회동, 결정해서 내일이라도 내세우면 되겠느냐』고 했으나 『그러면 늦는다』는 반론이 일었고 서로 감정이 격앙된 참석자들간에 욕설과 고함이 오가는등 완전 파장분위기를 연출.
○…일찌감치 총재출마를 선언한 조윤형씨는 28일밤 아서원에서 한영수씨는 같은 시간에 종로 한일관에서 각각 자파단합대회를 개최
아서원의 조씨 모임에는 정대철·김문석·김진배·김원기·김재영·이영준·김대식·강원채·박병일·육호상·김덕규·김진기·이석용·김태수·박완규·이관형·민병초·조세형·이필선·이상민·이원범·신진수·서청원·신원식·고영?·정정훈·홍성표·김필기·신경식·오성섭·이철희·김재현씨등 33명의 지구당의원장과 이중희·윤기대·이윤기·송현섭씨등 4명의 전국구의원과 당선자등 4백50여명이 참석.
조씨는 인사말을 통해 『민한당의 총선의 득표 20%가 신민당의 30%와 합쳐질때에 그 정치 기반이 공고해진다』면서 이중재씨가 추진하는 「선수권의」안을 겨냥, 『김대중·김영삼씨에게 통합을 하더라도 우리보고 백기를 강요하지는 말아달라고했다』고 거부의지를 피력.
조씨의 지지연설을 한 이원범씨는 『우리가 한번이라도 우리손으로 총재를 선출했다면 이렇게까지 패하지는 않았을것』이라며 『현정권이 좋아하는 총재가 아닌 우리가 좋아하는 총재를 뽑자』고 호소.
○…한일관에서 열린 한영수씨의 「민주대장정모임」에는 조중연·정진길·심종구·장기욱씨등 위원장급 10여명을 비롯, 3백 50여명이 참석했는데 대의원수는 1백50명정도라는게 중론. <이수근·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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