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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터전 닦는 사찰이 많다 "선농일치" 정신살려 수익사업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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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찰수입과 포교를 겸한 불교·사원경제가 최근 널리 개발되고 있다. 사찰 혹은·승려개인 단위로 새롭게 개척되고있는 불가수익사업들의 주종은 자영농·육림·차재배·축산등이다.
이밖에 유실수재배·도자기생산·불구제작·분재등에도 이미 일부사찰이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들 사업은 시주에만 의존해온 구습의 사원경제에 「자립」의 터전을 마련하고 수도와 노동의 법행 (선농 일치)이라는 불교 선가의 고풍을 되살리는 바람직한 일로 평가된다. 또 놀고 먹는것 처럼(?)보이는 승려들의 소비적인 삶을 생산적인 삶의 방식으로 바꾸는 건설적인 이정표이기도 하다.
자영농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해 가을 쌀5백섬을 수확한 불교 조계종 통도사의 경작-.
통도사는 83년말 소작을 주어온 25만평의 논중 4만평을 회수, 경지정리를 한후 대중스님들이 직접 모를 심고 벼를 베어 이 같은 수확을 올렸다.
불교 천태종 단양 구인사의 조림사업은 성공적인 사찰 육림의 대표적 예다.
구인사는 68년 이미 4백34정보에 2백만주의 낙엽송을 식수, 현재 간벌수입만도 적지 않다.
불교 조계종 경주 기림사는 2년전부터 난·은행나무·매실재배를 시작했고 최근 도자기 생산과 멧돼지 사육에도 손을 댔다. 1백여평의 비닐하우스에 난과 분재를 가꾸면서 은행·매실묘목을 각각 한가마분씩 심어놓았다.
멧돼지 1백마리와 오골계1천여수는 내년부터 전국적인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차재배로는 재배에서 제차법까지 일관 공정을 완전히갖춘 조계종 선혜스님 (서울봉은사) 이 유명하다.
개인 차원인 그의 차재배는 전남 보성에 1정보의 차밭과 제조실을 마련, 「선혜차」를 생산, 보급해오고 있다.
승려들이 일체의 의·식·주를 신도들의 시주에 의지하는것은 인도불교외 풍습이고 중국선종에서는 승려의 노동을 철저히 강조했다. 당나라 무종때 무위도식을 일소한다는 불교말살의 대법난속에서도 선종만은 남아 재건될수있었던것도 이같은 선가의 근로정신때문이었다.
시대사조의 흐름은 신도들로부터 「받는 불교」보다는 신도들에게 물질적 시혜까지도 베풀어주는 불교가 요망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농지와 충분한 자영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소작을 준채 사찰승려들의 양식도 시주로 구입하는 사찰경제의 개혁은 시급하기만하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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