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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중국製 수입 그만 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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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세계 최대의 소매 업체인 미국 월마트가 유통업체들을 대표해서 자국 내 제조업체들로부터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값싼 중국제품을 대량 수입, 무역수지 적자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제조업체들을 어렵게 만든다는 이유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를 비롯, 베스트 바이.서킷 시티 스토어 등 미국 할인점들이 값싼 중국 가전제품.장난감 등을 수입해 파는 바람에 지난해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인 1천30억달러(약 1백23조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월마트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의 10%에 이르는 1백20억달러어치를 매년 중국에서 수입하는 미국 내 최대의 중국제품 수입업체다. 월마트의 대중 수입규모는 세계 8위 교역국가보다 많으며 영국이나 러시아의 수입량을 앞설 정도다.

덕분에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급증하면서 창훙(長虹)전자 등 중국 제조업체들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TV수출은 2001년 대비 12배나 급성장한 4억8천만달러 규모에 달했다.

이 영향으로 문을 닫는 미국 제조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 제조업협회에 따르면 값싼 중국 수입품들이 밀려드는 바람에 지난 2년간 2백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직장을 잃었다.

월마트 등 할인점들이 값싼 중국제품을 선호하는 바람에 미 제조업체들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전자업체들은 지난달 무역위원회에 중국 창훙전자의 TV에 84%의 덤핑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소했다.

이에 대해 월마트는 단지 고객들이 원하는,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공급하고 있을뿐이라는 입장이다. 빌 워츠 월마트 대변인은 "중국제품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미국 소비자들이 찾는 것을 공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전자업체 파이버 리버의 CEO 톰 홉슨은 "우리는 중국 TV업체를 대상으로 제소를 했는데 월마트와 같은 미국 소매업자들의 반응을 보고 놀랐다. 그들은 마치 우리가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한 것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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