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서울대총장 졸업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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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졸업생여러분은 그동안 지식과 지혜, 논리와 감동, 안정과변화를 함께 추구해왔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어느 한쪽을 배제할수 없는 상호보완적이고 유기적인 가치입니다. 이들 가치의 균형과 조화는 여러분이 앞으로 짊어져야 할 사명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현대사회 격동상황속에서 우리의 대학과 사회는 아직도 이들 두갈래 가치의 조화를 실현치 못한채 추구해야할 목표로 두고있습니다. 이는 또 현실사회에 나아가는 졸업생여러분이 앞으로 실현해야할 목표이기도 합니다.
지식에만 의존하여 지혜를 상실한 오늘의 과학문명은 인간의 멸망을 가져올 전쟁의 공포를 안하고 통계역학분야에서 존하여 삶의 감동을 추방해버린 문화세계는 인간의 존엄섬을 박탈하고 있습니다. 안정에만 급급하여 변화를 이단시하는 국제세계의 흐름은 신흥사회의 평등한 존립주장을 억제하고 있는것이 현실입니다.
지혜· 감동· 변화가 결여된 지식·논리·안정의 추구는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어렵게 만들고, 인간소외현상을 부르게 마련입니다. 그 반대도 궁극적인 발전의 기반을 구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가치의 편중은 엄청난 비극을 부릅니다. 이들 가치의 조화를 위한 노력은 앞으로 사회의 핵심적 성원이 될 졸업생 여러분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각자 자기의 세계에서 수표가 되어줄것을 당부합니다. 사고는 현실보다 항상 높게 하되, 생활은 현실보다 항상 낮게하는 길이 여러분의 성취와 사회에 보람을 가져다주는 수표가 되는 길입니다.
현실이 기대와 다르기 때문에 잠시라도 좌절과 실의에 빠질때가 있다면, 언제나 학창시절의 꿈과 젊음을 되새겨 전진하는 용기를 가져주기 바랍니다. 기성세대가 능력과 가능성을 하나하나 과거에 묻으며 살아간다면 여러분은 능력과 가능성을 발굴해나가며 미래에 살사람들입니다.
기성세대가 개인적또는 사회적 선택의 변경을 하나하나 소멸시키며 산다면, 여러분앞에는무한한 선택의 변경이 전개되고있는 것입니다. 찰나적·단기적인 사물에 지나치게 구애되지말고 자신과 자부를 굳건히 지니고 용기있게 나아가 주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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