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미도파시대」활짝|팀웍-철벽수비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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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전=전종구기자】미도파가 여섯번째 활짝 웃었다. 금년들어 대통령배 전국배구대회서 두번 모두 우승했다는 사실보다 맞수 현대에 또다시 완전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이 이들에겐 더 기뻤을지 모른다.
두번째 스트레이트 승. 이젠 라이벌의 명승부전 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미도파의 독주로기울고 말았다.
지난해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 현대에만 6연승을 기록하고 줄곧 정상을 지켜온 미도파는 오는 23일부터 3윌3일까지 이어질 결승리그와 최종 결승전서도 아성을 무난히 지킬 것으로 믿고있다.
적어도 금년시즌동안은 계속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코칭스태프의 기대다.
70년대 김영자(김영자) 조혜정(조혜정) 유경화(유경화) 시대에 비해 두드러진 스타가 없는 현재의 진용으로 미도파가 독주할 수 있는 것은 팀웍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수비력. 이창호 (이창호) 감독은『현대는 그동안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이런점에서 우리가 유리했다. 곽선옥(곽선옥)과 김옥순(김옥순)의 대각선 공격이 초반 부진했으나 박미희(박미희)가 중앙에서 제몫을 다해주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고 분석하고『완승했지만 결코 만족한 게임이 아니다. 앞으로 현대는 더 강해질 것이므로 낙관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임혜숙기용후부터>
현대의 이날 패인은 크게 두가지.
잇단 패배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감에다 지난해 장신세터 임혜숙(임혜숙·1백78㎝·일신여상 졸)을 확보하면서 빚은 내부갈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정신적 압박이 외형상의 전력열세 못지 않게 선수들의 팀웍와해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현대는 지난해 초 주공 이은경(이은경) 김정순(김정순) 김송은(김송은) 등 공격트리오의 잇단 부상으로 전력이 크게 떨어져 미도파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부진은 어느샌가「미도파콤플렉스」라는 중증을 낳게 했고 금년들어 두번대결에서 한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번만은 이를 악물었는데…. 정작 경기에 임해서는 선수들의 몸이 굳어져 속수무책이었다.』전호관 현대감독은 선수들의 부진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현대는 지난해 임혜숙을 확보하면서 주장 이은경을 주축으로 한 기존선수들의 반감을 사게됐고 급기야 이 문제가 지난해7월 세터 정금선(정금선)의 돌연한 행방불명 사태를 빚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단단한 팀웍을 자랑하는 현대배구단도 어느샌가 틈새가 벌어지게 됐고 그것은 곧 팀웍의 와해로 이어졌다.
그러나 현대는 앞으로 4강 결승리그와 최종결승서 설욕할 기회가 있다. 다음 두차례 대결선 그렇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감독은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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