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뱅] 디지털전략팀 본격 가동…다양한 비대면 채널로 신사업 발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기사 이미지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신한 퓨처스랩 데모데이’에서 참가기업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 회장은 23일 주주총회에서 “디지털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디지털 금융을 구현하고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신한금융그룹]

“우리 사회는 디지털이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로 접어들었다. 창조적 혁신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신한인에게 주어진 과제다.”

국내 핀테크 기업 육성 지원
법률·특허 등 전문인력도 제공

업계 첫 비대면 실명확인 계좌
지문인증 로그인 서비스 도입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 초 지주회사 직제개편을 통해 기존에 시너지추진팀 산하에 있던 스마트금융팀을 디지털전략팀으로 독립시켰다. 국내에서만 쓰는 신조어인 ‘스마트금융’이란 용어 대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금융’을 접목하고 다양한 비대면 채널을 전략적으로 아우르자는 뜻에서 팀명을 바꿨다.

 개편된 디지털전략팀은 디지털금융에 대한 리서치와 신사업 발굴 추진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사의 신사업이나 제휴 추진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부서 인원도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늘려 디지털금융 확대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현 이후 비금융업 사업자들이 금융업에 도전하면서 금융업의 개념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메가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핀테크 기업 키우는 퓨처스랩=신한금융그룹은 국내 핀테크 기업의 육성과 지원을 위한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Future’s Lab)’을 운영 중이다. 금융사는 핀테크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투자를 제공하고, 핀테크 기업은 이를 토대로 더욱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상생의 모델이다. 지난 7일엔 전 그룹사가 참여하는 신한퓨처스랩의 2기 웰컴행사를 했다. 이번 신한퓨쳐스랩 2기에 참여하는 기업은 총 16개사로 지난해 1기(7개사)보다 배 이상으로 커졌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 등을 통해 이들 선정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번에 입주한 16개 기업은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그룹사와 기술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입주와 함께 시드머니(Seed money) 투자를 지원받음과 동시에 신한은행·신한캐피탈 등의 직접 투자도 지원받을 수 있다. 법률·특허·경영컨설팅 등 외부 전문인력도 제공받고 신한금융그룹 전산센터를 이용한 정보통신기술(ICT) 테스트도 진행할 수 있다. 약 6개월간의 육성과정을 통해 성과가 우수한 기업으로 최종 선정되면 신한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도 얻는다.

 ◆비대면 실명확인 ‘써니뱅크’=신한은행은 지난해 써니뱅크 출범을 통해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써니뱅크는 기존 은행들이 제공해온 모바일뱅킹과는 다르다. 기존에 신한은행과의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비대면 실명확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써니뱅크는 보안성을 강화한 지문인증 로그인 서비스도 도입했다. 써니뱅크의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은 출시 9개월 만에 37만 건, 25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또 환율이 유리할 때 수시로 환전해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출고하는 외화 가상금고 서비스인 ‘환전모바일금고’도 선보였다.

 써니뱅크는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해외송금이 가능하다. 해외송금은 그동안 영업점에 직접 가서 처리해야 하는 복잡한 업무였지만 입력항목을 간소화해 빠르고 편리하게 송금 신청을 완료할 수 있게 했다. 송금수수료 면제혜택도 제공된다.

 ‘써니 글로벌 신한계좌 송금’은 수수료 발생을 최소화하고 당일에 수취인이 받아볼 수 있다. 현재 베트남 송금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중국·일본·인도네시아로 확대할 예정이다.

 ◆셀프뱅킹창구 ‘디지털 키오스크’=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비대면 실명확인을 활용한 무인 셀프뱅킹창구인 ‘디지털 키오스크’를 내놨다. 신한은행의 손바닥정맥정보를 활용한 인증방식은 이미 해외에서는 10여 년간 단 한 차례의 금융사고 없이 자동화기기 현금출금 서비스에 적용된 방식이다. 고객의 생체정보 원본을 저장하지 않고, 고유한 원리에 의한 특장점만을 보관하는 동시에 이를 물리적으로 분리·암호화한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영업점 창구업무 중 107가지 를 사람 없이 처리하고 있다.

 바이오인증이 등록된 고객은 일반 자동화기기와 동일하게 주중·주말 구분 없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바이오인증을 등록하지 않은 고객은 주중에는 오후 9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영상통화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