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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김효주의 '길' 걸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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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는 박성현. [LPGA 제공]

예열을 마친 ‘장타 여왕’ 박성현(23·넵스)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를 겨냥하고 있다.

박성현은 초청 선수로 출전한 JTBC 파운더스컵과 기아 클래식에서 호쾌한 장타를 무기로 기량을 증명했다. 첫 대회 13위에 이어 기아 클래식 공동 4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드러냈다.

리디아 고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라운드를 하는 등 우승 경쟁을 펼친 박성현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다. 골프 팬들은 이제 박성현이 김효주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효주는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1라운드 때 남녀 메이저를 통틀어 최소타인 61타를 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첫 출전에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는 대형사고를 쳤다. 박성현도 이번이 LPGA투어 첫 메이저 출격이다. 박성현도 김효주처럼 첫 출전에 깜짝 우승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 코스는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사막 지대에 세워진 도시라 코스가 건조하고 딱딱하다. JTBC 파운더스컵이 열린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만큼 런이 많아 거리가 많이 난다. 전장도 6769야드로 긴 편이다.

지난 두 대회에서도 장타자들이 포피 연못에 들어 들며 ‘호수의 여인’이 됐다. 2014년에는 렉시 톰슨이 메이저 첫 승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브리타니 린시컴이 마지막 홀 극적인 이글 후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분명 장타자들이 이점을 가질 수 있는 코스라 국내 투어에서 ‘장타퀸’에 오른 박성현에게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JTBC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는 드라이브 샷 295야드를 찍었다.

박성현은 국내 투어에서도 메이저 대회에 강점을 드러냈다. 프로 첫 승을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들어 올렸다. 큰 대회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강심장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험도 충분하다. LPGA투어 3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그 중 2번을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했다. 세계랭킹 1~3위 리디아 고, 박인비, 렉시 톰슨(미국)과도 동반 라운드를 해봤다.

코스 매니지먼트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지만 길게 늘어선 야자수들 때문에 시각적으로 좁아 보인다. 또 러프가 억세다. 러프에 빠지면 보기를 각오해야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박성현은 기아 클래식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적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모든 홀을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박성현은 리디아 고와 라운드 후 코스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배운 점이 있다고 했다. 강약을 조절해서 침착한 경기운영을 펼친다면 박성현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박성현은 지난해보다 쇼트게임이 향상됐다. 미국 전지훈련 기간 중 3주간 세계적인 교습가 부치 하먼에게 쇼트게임 레슨을 받았다. 레슨을 받은 후 쇼트게임에 자신감이 올라갔다고 했다. 박성현은 퍼트도 좋은 선수다. JTBC 파운더스컵에서는 평균 퍼트 수가 25.75개에 불과했다. 기아 클래식에서도 28.75개로 좋았다. 샷 실수만 줄인다면 앞선 두 대회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JTBC골프는 ANA 인스퍼레이션 1~2라운드를 4월1일과 2일 오전 2시, 3라운드를 3일 오전 7시, 4라운드를 4일 오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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