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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바람 탄 K-푸드, 지구촌 입맛 사로잡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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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POP과 드라마 등 한류열풍을 시작으로 이제 한국 음식에 까지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국내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 알프스 융프라우서 신라면 팔리고
| 인도엔 남북 잇는 초코파이 벨트
| 드라마 속 간접광고 상품도 인기

알프스 융프라우요흐에서 만난 신라면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 모(53)씨는 몇 년 전 8박9일간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를 여행할 때 만년설이 덮인 융프라우요흐를 바라보면서 국물까지 남김없이 들이켰던 컵라면의 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여행자가 찾는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유럽의 지붕’인 융프라우요흐에 있는 바(bar)에는 여행객을 위해 신라면을 팔고 있다. 개당 7.8 스위스프랑(약 9500원)으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지만 이곳에서만 한국 컵라면이 한해 1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뜨면서 간접광고(PPL) 상품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송중기가 빨아먹던 정관장 제품이 대표적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중장년층 고객에서 젊은 층 고객까지 방문과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에브리타임은 중국 수출이 안 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주로 구매하는 면세점에서 에브리타임 매출이 전년 대비 1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식품업체에서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는 박 모(43)씨는 한국 드라마 인기가 높아질 때마다 내심 쾌재를 부른다. 드라마 한편의 성공이 몇 년간 회사가 공들이는 마케팅보다 훨씬 후광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한류 드라마의 성공이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POP과 드라마 등 한류열풍을 시작으로 이제는 한국의 음식에까지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식문화는 전통적인 맛과 음식부터 현 시대를 반영한 트렌드까지 한국의 식품과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과자로드 확장=롯데제과는 핵심 브랜드 제품의 가치를 강화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인도 뉴델리에 초코파이 제2공장을 완공했다. 인도가 소를 숭상하는 힌두교 국가로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해 초코파이 마시멜로 원료를 식물성으로 대체해 대박을 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첸나이 공장과 함께 인도의 남북을 잇는 ‘초코파이 벨트’를 완성했다. 롯데제과는 뉴델리 공장 완공으로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은 물론 주변국인 중동·아프리카로도 제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해외시장에서 밀키스·레쓰비·망고주스 등을 앞세워 러시아·중국 등에 현지 맞춤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하고, 미얀마 합작법인인 ‘롯데-MGS 베버리지’를 통해 미얀마 신규시장에 매진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한 해 매출액의 4분의 3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오리온의 장수 제과 브랜드인 ‘초코파이 정(情)’은 지난해 단일 상품으로 매출 4030억원을 올렸다. 해외 매출이 3010억원으로 국내 매출의 세 배에 가깝다. 중국에서 1860억원, 러시아에서 630억원, 베트남에서 5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캘리포니아에 R&D센터 설립해 미국 입맛 연구=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플러튼에 냉동·상온 제품을 연구 개발하는 ‘미국 식품 R&D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2011년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냉동만두를 출시해 한국식 만두라는 새로운 식품 분야를 개척해 기존의 중국식 만두와 차별화에 성공해 한해 매출 1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전략제품인 냉동만두·양념장·장류·즉석밥·김을 중심으로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프리미엄급 김치·야채만두류, 할랄 인증 김치, 스낵김 등을 앞세워 세계 최대 식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할랄 식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오는 2020년 글로벌 톱10 외식전문기업을 목표로, 글로벌 부문에서 뚜레쥬르·비비고를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에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직영으로만 출점해 온 비비고가 해외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내실 있는 확대에도 나선다.

 ◆빵의 본고장 프랑스에 진출한 파리바게뜨=파리바게뜨는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진출해 한국의 빵맛을 알리고 있다. 2014년 7월 국내 최초로 파리에 진출하며 향후 유럽과 범 프랑스 문화권 국가에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7월에는 파리 오페라 지역에 2호점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이래 현재 중국·미국·베트남·싱가포르·프랑스에 총 200여 개 점포를 열고 한국 베이커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2년 8월에 100호점을 열며 브랜드 인지도나 운영 시스템이 현지 시장에 자리 잡았다. 미국에도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05년 10월 로스앤젤레스(LA) 한인 타운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고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현재 4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는 2012년 3월 베트남 호찌민에 글로벌 100호점인 ‘베트남 까오탕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싱가포르에 첫 점포를 열었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진출해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농식품의 글로벌 진출 확대 위해 다양한 지원책=정부는 농식품 분야에서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K-FOOD FAIR’는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해외 도시를 직접 찾아가 한국의 농식품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대규모 식문화 융·복합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시작된 K-FOOD FAIR는 중화권, 아세안, 할랄시장 등 수출 유망 시장에서 국내 농식품의 신규 수요 창출과 프리미엄 이미지 확산을 위해 열린다. 행사를 통해 수출 확대 도모 및 국내 농식품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2013~2014년 행사 개최국의 수출증가율은 각각 12.3%, 5.8% 늘어나는 실적을 올렸다.

 현지 바이어와의 1:1 수출상담회, 소비자체험 행사로 구성되어 현지 바이어와 개최 도시의 시민이 한국식품과 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K-FOOD FAIR 행사를 통해 한국식품에 대한 해외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농식품 수출을 증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현재 해외 안테나숍 설치를 원하는 기업, 신규 상품이나 기존 상품을 개선해 수출하고자 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수출업체정보 종합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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