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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승민, 무공천이나 컷오프 땐 23일 탈당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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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1일 오후까지도 결론을 미루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에 머물고 있는 유승민(사진) 의원의 참모들은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여론조사 경선에 대비해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대별 가중치에 대한 정보를 취합했으나 이날 들어 그런 분위기는 사라졌다.

유 의원 측 “자발적인 탈당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시점 고민”
유, 공천받은 이혜훈에게 축하전화

유 의원의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정말 끝까지 공천위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후보 등록 시작(24일) 전날 탈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자발적으로 당을 떠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시점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등록기간(24~25일)에 당적을 이탈한 사람은 선거법상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다.

유 의원은 이날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6일째다. 서울 서초갑 공천을 확정 지은 이혜훈 전 의원이 이날 “유 의원으로부터 전화로 축하 인사를 받았다”고 말했지만 어디서 전화를 걸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유 의원의 어머니 강옥성(87) 여사는 이날 직접 달인 인삼차와 삶은 밤·감자를 자택 관리인 손에 들려 사무소 직원들에게 보냈다. 관리인 강희봉(69)씨는 “할매(강 여사)도 유 의원 안전하게 잘 있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지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유 의원 걱정에) 할매 다 죽어간대이. 기자들이 집 앞까지 와서 진을 쳐싸코 참…”이라며 사무소를 떠났다.

유 의원 앞에 놓인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대구 동을이 시한에 쫓겨 무공천 지역으로 정해질 가능성과, 컷오프(공천배제) 될 가능성, 막판 경선이 실시될 가능성이다. 무공천 지역으로 정해지거나 컷오프 결정이 내려지면 유 의원은 주저 없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또 경선을 치르더라도 유 의원 측은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경선을 하겠다고 공천신청서를 냈고 면접도 본 것 아니겠느냐”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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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유승민은 폭탄이야 폭탄…”



이날 이재만 전 동구청장 측도 ‘무소속 대 무소속’ 대결을 예상하고 구체적인 활동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다. 매일 50여 명의 취재진과 지지자로 가득 차는 유 의원 사무소와 달리 1㎞ 떨어진 이 전 구청장의 사무소 분위기는 차분했다. 5명의 직원이 출근해 일하고 있었다. 미국 공군기지 이전 등 7가지 공약과 이 전 구청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는 모습의 사진으로 벽면이 도배돼 있는 사무소엔 TV 뉴스 소리가 명확히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이 전 구청장 사무소 관계자는 “언론의 이목이 유 의원에게만 집중되고 있어 불만”이라며 “하지만 판세에서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유 의원이 그동안 내세운 공군기지 이전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주민들도 알고 있다”며 “우리 후보가 단수추천 대상으로 뽑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것보다 무소속으로 겨루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칩거 중인 유 의원과 달리 이 전 구청장은 이날 오전 7시부터 거리 인사를 다녔다.

대구=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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