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안 부리며 몸에 밴 규칙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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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0대가 넘어선 요즈음에는 동보다는 정을 강조하는 「무위」에다 건강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운동으로 건강을 다진다는 것은 이 나이에 무리가 될 수 있지요.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입니다』
80대에 득녀, 노익장을 과시한 충남 공주군 공주읍 봉황동 공제의원 양재순원장(84·의사)은 뒤늦게 얻은 3살짜리 딸 은실양을 안고 활짝 웃는다.
지난 80년 80세 되던 해 교회에서 만난 지금의 부인 허판순씨(39)에게 구애, 결국 결혼에 성공했으며 딸까지 낳았다. 「인생은 어느 때고 아름답고 중요한 것」이란 판단으로 새 삶을 찾게됐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전처소생의 10남매 자식에다 손자까지 직계가족만도 69명인 그는 인생살이가 바람 잘 날 없었다고.
그러나 타고난 낙천적 기질에다 욕심부리지 않는 생활태도, 신앙으로 점철된 지칠줄 모르는 「삶의 의지」에 불타 지금의 부인을 만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그는 엄격한 기독교신자의 부모밑에서 자라나면서 어린시절부터 몸에 밴 시계처럼 정확한 규칙생활과 금연·금주를 실천한 것이 오늘의 건강은 갖게 된 원천이라고 믿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지난 25년 세브란스의전을 졸업, 지금까지 공주에 낙향해 살면서 한치도 어김없이 지켜온 생활의 큰 좌표였다.
병원에서 2㎞, 걸어서 20분 걸리는 집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시계와 같다는 것이 주위사람들의 얘기다.
지금도 밤 10시 취침, 새벽 3시30분 기상, 2시간동안 기도를 하며, 정을 강조하는 정신체조도 어김이 없단다.
이와 함께 기상하자마자 공복에 인삼과 대추를 끓여 달인 즙을 복용하는 것도 오랜 식생활 습관이라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건강 건강」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의심하는 건강상실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양원장은 『이같은 생각이 건강에 대한 공포를 부르고 신체에 동요를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요즘에도 잠자리에서 부인에게 접근하지만 부인이 오히려 나의 건강을 염려, 만류한다』고 옆에 앉은 젊은 부인을 건너다 본다. <글 방원석기자><사진 양원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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