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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샌더스 측 “경선 안 끝났고 자금도 든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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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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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민주당 경선 결과는 버니 샌더스(버몬트주·사진) 상원의원의 참패였다.

일각서 나오는 포기설 일축

선거 이틀 전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며 샌더스 측은 이변을 기대했다. 경선이 열린 5개 주 중 일리노이·미주리·오하이오에서 클린턴을 누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지난 8일 경합 지역이던 미시간에서 클린턴을 꺾은 터라 또 한 번 승리가 보태지면 상승세를 탈 수 있어서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5개 주에서 모두 클린턴에게 뒤졌다. 특히 대의원 수가 많은 플로리다·오하이오에서 크게 뒤지며 대의원 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뼈아픈 건 클린턴을 겨냥한 공격 이슈가 동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샌더스는 클린턴에게 실망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북부의 공업지대)를 공략해 왔다. 이 지역은 미국이 맺은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제조업이 쇠퇴하고 일자리가 줄었다. 자유무역을 옹호해 온 클린턴을 공략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이들 주의 클린턴 지지가 확인되면서 같은 러스트 벨트인 위스콘신 경선(4월 5일)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젊은층과 백인 진보층에 국한된 지지 기반의 한계도 재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샌더스의 대선 후보 지명 가능성이 극히 낮아졌다”며 경선 포기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샌더스 측은 경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샌더스 측 선거 전략가 태드 드바인은 이날 “아직 (경선이) 끝나지 않았다”며 “ 선거 자금도 충분하다”고도 했다.

주요 승부처인 4~5월 뉴욕·뉴저지·켄터키 경선을 노리고, 6월 캘리포니아에서 역전도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 19일 열리는 뉴욕 경선은 이 지역에서 상원의원을 지낸 클린턴에게 홈 어드밴티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샌더스 측은 클린턴이 상원의원을 지낸 지 시간이 많이 흘렀고, 진보 유권자들이 많은 점을 들어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백인들이 많은 뉴저지·켄터키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드바인은 “민주당은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 수가 할당되는 만큼 끝까지 가봐야 안다. 수퍼대의원도 전당대회(7월 25~28일)에서 언제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샌더스가 ‘트럼프를 이길 후보’로 각인되면 수퍼대의원의 마음이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 샌더스는 미시건 승리 하루 만에 500만 달러(약 59억원)가 모였다. 선거자금이 꾸준히 느는 만큼 경선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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