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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벅이 그린 '연인 서태후' 국내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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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펄벅(1892~1973.사진)이 쓴 서태후의 이야기 '연인 서태후(원제 Imperial Woman)'(길산)가 국내 처음으로 번역됐다.

1956년 쓰여졌던 이 작품은 중국의 마지막 여제 서태후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서태후가 청조 말 함풍제의 후궁으로 간택되기 전 정혼자였던 황실경비대장 영록에 대한 연정을 숨기고 매몰찬 실권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예흐나라(서태후의 아명)''자희 황후''서태후''여왕''늙은 부처' 등 서태후가 시기별로 불렸던 명칭으로 소제목이 나누어진 이 책은 서태후의 삶을 연대기순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펄벅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소설적 구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권력에 집착하는 권모술수가 대신 인간적 면모를 지닌 인물로 서태후를 묘사하고 있다.

서문에서 펄벅은 "서태후는 행적에 모순이 많고 성격에서도 다양한 측면이 많다"며 "그러나 중국 백성들은 서태후를 사랑했다"고 밝혔다.

펄벅이 중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 주위의 중국인들은 서태후를 경외해 마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당시 일반 중국인들의 정서를 바탕으로 펄벅은 서태후를 소설 속에서 인간적이고 여성다운 표본으로 복권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이종길씨도 "한 남자를 사랑했으나 통치 권력이라는 거대담론 속에 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비극의 주인공이자, 외세에 강력하게 대처해야만 했던 '꽃과 칼날의 여인'서태후를 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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