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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도의용군에서 헬기 조종사까지…금녀의벽 허무는 여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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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때 학도의용군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여군. 2016년 3월 여군들이 ‘금녀의 벽’을 허물고 있다. 국방부는 2020년까지 장교 7%, 부사관 5%를 여군으로 충원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군들의 활약이 높아지면서 내년까지로 계획을 3년 앞당기기로 했다. 헬기 조종사, 대형트럭 운전사, 비무장지대(DMZ) 수색대대 정보과장 등 남성이 독차지해온 자리에 여군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육군은 지난해 마지막으로 남았던 포병과 군종·방공병과에 까지 진출했다. 육군은 8일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군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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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항공여단의 장시정 소령 [사진 육군]

◇또순이 여군 = 7일 현대 육군에는 2명의 장군과 6600여명의 여군이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육군 72사단에서 연대장 직책을 맡고 있는 노경희(47) 대령은 지난해 6월 부임 당시 육군 최초의 여군 보병연대장으로 화제가 됐다. 그동안 간호장교 등 여러 곳에서 활동했지만 보병 연대장은 노 대령이 처음이다. 특히 그는 작전과 교육훈련 분야의 전문가로 통하는 노 대령은 강한 리더십으로 부대를 통솔하고 있다고 한다.

육군 2항공여단 소속의 장시정(37) 소령은 UH-60 ‘블랙호크’ 기동헬기의 조종간을 담당하고 있다. 장 소령은 두 아이이자 헬기 조종사, 중대장 등 1인 3역의 억척이다. 육군 관계자는 “장 소령은 지난해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며 “일과 가정, 자기계발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열심”이라고 말했다.

대형트럭 운전사와 비무장지대(DMZ) 수색대대 등에도 여군들이 누비고 있다. 육군은 “주현정(31) 대위는 지난해 12월 최전방 6사단 수색대대 정보과장에 임명됐다”며 “일반전초(GOP) 사단 수색대대 정보과장을 여군이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 대위는 북한군 최전방 부대의 동향을 분석하고 우리 군의 비무장지대(DMZ) 작전을 계획하는 중책을 담당한다. 필요할 경우 수색대원들을 이끌고 직접 DMZ 안에 들어가기도 한다.

특히 육군 2군수지원사령부 601수송대대는 눈에 띈다. 대형 차량을 운전하는 여군 하사 3인방으로 통하는 이승연(27) 중사, 김지선(26) 하사, 김미선(23) 하사가 주인공이다. 각각 11.5t 트럭과 유조차, 버스를 운전한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육군에서 대형 차량을 운전하는 여군은 모두 7명”이라며 “이 중 3명이 한 대대에서 근무중”“이라고 했다. 유조차를 운전하는 김지선 하사는 지게차와 굴삭기도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 면허증 시험공부중이라고 한다.

이들 외에도 39사단 정비근무대 소속 조주연(28) 중사는 2년 연속 ‘특급전사’로 선발돼 남성을 능가하는 체력을 과시했다. 또 대테러법 전문가인 특수전사령부 강유미(38) 중령와 중국 군법 전문가인 육군본부 이지훈(39) 소령은 법무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군들의 숫자가 늘면서 군은 군 병원에 산부인과를 개설하고, 임신한 간부들에게 1일 2시간 휴식시간 보장, 어린이집 확대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중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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