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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징계 정청래에게 “당 이미지 부담, 아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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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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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공천신청 후보자들의 공개면접 심사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유승희(서울 성북갑) 의원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더민주, 서울서 공개 공천 면접

 이날 더민주는 서울 공천신청자 60명(24개 지역)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3분간 소견발표를 하고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창선) 위원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유 의원은 “3·1절이라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 한번 흔들어보겠다”고 말하곤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이날 면접에서 공천신청자들을 ‘괴롭힌’ 공천위원은 변호사 출신의 36세 김가연 위원이었다. 그는 최고위원 시절인 지난해 주승용(탈당, 현 국민의당) 의원에게 ‘공갈하지 말라’고 했다가 중징계를 받은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에게 “파격적 언행으로 팬도 많지만 더민주 이미지엔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의원은 “왼쪽 최전방 공격수를 자임하다 보니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는 일도 있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정 의원을 비롯해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후보들은 비판적인 질문을 많이 받았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기동민(서울 성북을) 예비후보에게 “86세대는 우리 당에서 소통을 잘 못하고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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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예비후보는 “386세대를 부정할 생각이 없다”며 “안희정 충남지사 등 정치권에 진출한 386세대 중 저를 비롯해 지방자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봐달라”고 말했다. 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홍창선 위원장도 돌발질문을 던져 후보들을 당황하게 했다.

 ▶홍 위원장=“오늘 3·1절인데 안중근·윤봉길 의사가 뭘 했는지 이야기해달라.”

 ▶김상진(서울 광진을) 예비후보=“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윤봉길 의사도 장소는 기억 안 나지만….”

 ▶홍 위원장=“윤봉길 의사는 상하이 훙커우 공원이죠.”

 정도전·송시열도 질문에 등장했다.

 ▶홍 위원장=“정도전·송시열은 충신인가요, 간신인가요.”

 ▶이상현(서울 성북갑) 예비후보=“시사점이 있는 질문이다.”

 ▶홍 위원장=“잠깐 간신이냐 충신이냐, 그것만 간단히.”

 ▶이 예비후보=“…저는 송시열은 충신이라고 생각한다. 정도전도 존중한다.”

 이날 더민주는 이런 면접 전 과정을 공개했다. 홍 위원장은 “공천혁명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공천심사를 공개해 보여드린다”고 했다.

위문희·안효성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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