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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왕년의 멘토’ 김종인과 23개월 만에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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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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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김종인(사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16일 만난다.

국회 연설 전 야당 대표 신분 만남
교섭단체 못 만든 안철수는 빠져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 직전 오전 9시40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여야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한다고 국회 관계자가 15일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교섭단체(20석)가 아니어서 면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의 만남은 23개월 만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2014년 3월 독일 방문 당시 베를린의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오찬 행사에서 김 대표를 만난 일이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독일 정부 초청으로 현지에 체류하던 중 독일 외무부의 연락을 받고 오찬에 참석했다”며 “당시 ‘대통령직을 건강하게 잘하시길 바란다’는 짧은 인사만 나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 때 여당인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이자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든 조력자(국민행복추진위원장)였다.

하지만 이듬해 12월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그러다 김 대표가 지난달 문재인 전 대표 자리를 넘겨받으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 신분으로 만나게 됐다.

 박 대통령의 연설 하루 전인 15일 황교안 국무총리는 김 대표를 찾아 국회 연설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황 총리는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을 말씀하실 것”이라며 “김 대표가 국민이 어떤 사정인지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도 (국회 연설을 결정한 데) 감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일일수록 투명하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이해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황 총리가 파견법을 포함해 정부 쟁점 법안 처리를 부탁하자 김 대표는 “여당이 조금은 덜 경직돼야 문제가 풀린다. 노동관계법(파견법)만 해도 여권이 배려를 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면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매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할 때도 국회 교섭단체를 기준으로 여야 지도부와 사전 티타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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