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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 서열 2위 박영식 "원수들 씨도 없이 죽탕쳐버리겠다" 협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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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남측 국방부장관에 해당하는 북한의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12일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원수들을 씨도 없이 모조리 죽탕쳐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미국과 남측 정부를 정면 겨냥한 위협 발언이다. ‘죽탕치다’는 ‘몰골을 볼품없이 만든다’는 뜻의 북한식 표현이다.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지난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이어 개성공단 전면중단 사태까지 강대강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 군 2인자가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박영식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에 이은 북한 군 서열 2위 인물로, 지난해 5월 처형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후임이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의 발언은 이날 백두산밀영결의대회 연설에서 나왔다. 이 결의대회는 북한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16일을 앞두고 양강도 삼지연에서 진행됐다. 양강도 삼지연은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생가가 있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의 실제 생가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근교 브야츠크로 알려져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조선인민군대는 김정일 동지를 백두산 대국의 영원한 태양으로 천세 만세 높이 받들어 모시며 장군님께서 이룩하신 군 건설 업적을 옹호 고수하며 끝없이 빛내여 나가겠다”고 충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대회에는 박영식 부장과 함께 전용남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오수용 노동당 비서, 김덕훈 내각 부총리 등과 함께 인민군 장병들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지휘관 등이 참가했다. 오수용 당 비서가 “김정은 제1비서의 영도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을 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천세만세 받들어 모신다”고 말하는 등, 김정일-김정은 부자에 대한 충성 맹세 발언이 이어졌다.

박영식 부장이 쓴 ‘죽탕치다’는 표현은 지난달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남측으로 날려보낸 대남 전단에서도 등장했다. 서울ㆍ경기 일부에서 발견된 이 전단지엔 “무자비하게 죽탕쳐 버릴 것이다”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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