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김세영·김효주·장하나 '올림픽 레이스' 승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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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2년 차인 김세영, 김효주, 장하나(왼쪽부터)가 올림픽 레이스에서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출처=롯데]

2015년 국내여자골프를 주름 잡던 스타들이 대거 미국 무대로 건너갔다. 김세영(23·미래에셋)과 김효주(21·롯데), 장하나(24·BC카드)가 좁은 국내 무대를 박차고 나온 대표적인 얼굴들이다. 이들이 같은 시기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향한 건 ‘올림픽 출전’이라는 동일한 목표 때문이었다.

이들 3명은 지난해 LPGA 투어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신인왕 경쟁을 벌였다. 3승을 챙긴 김세영이 가장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2015년 신인왕 레이스는 중간고사에 불과했다. 이들은 2016년 리우 올림픽을 향한 수능을 치르고 있다. 2차 레이스에서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 할 수 있다. 2016년 개막 2연전에서 김효주와 장하나가 우승컵을 차례로 들어 올리는 등 2년 차들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올림픽 레이스’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LPGA 투어 2년 차 3인방의 올림픽 티켓 경쟁은 예측불허 양상이다. 세계랭킹 5위 김세영이 조금 앞서나가고 있지만 격차가 미미하다. 김효주가 7위, 장하나가 9위로 뒤를 쫓고 있다. 최대 4명이 출전할 수 있는 한국의 올림픽 랭킹 순위는 김세영 2위, 김효주 4위, 장하나 5위순이다. 김세영은 올 시즌 우승은 없지만 개막 2연전에서 2위-3위로 좋은 성과를 냈다.

2015년 LPGA 투어 입성 후 성적표도 김세영이 가장 좋다. 김세영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LPGA 투어 29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3회를 포함해 톱10 13회를 기록하고 있다. 컷 탈락은 2차례에 불과했다. 김효주는 우승 2회를 포함해 27개 대회에서 톱10 10회다. 같은 기간 장하나는 26개 대회에서 우승 1회, 톱10 9회의 성적표를 받았다.

언어와 문화 등 현지 적응력도 김세영이 가장 나은 편이다. 김세영은 통역 없이도 인터뷰를 할 만큼 언어장벽을 가장 먼저 해결했다. 미국 언론들은 신인왕 시상식에서 자신 있게 연설한 김세영에게 “1년 만에 영어로 진심 어린 수상 소감을 밝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장하나도 통역 없이 인터뷰를 할 정도로 비교적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김효주는 아직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다.

3명 모두 올 시즌 최대 목표를 ‘리우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못 박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기량도 갖췄다. 김세영과 장하나는 호쾌한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 샷을 지녔다. 집중력이 빼어난 김세영은 환상적인 클러치 능력으로 종종 기적을 일으킨다. ‘장타 소녀’라는 별명을 가진 장하나는 올 시즌 그린 적중률에서도 86.1%로 이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물 흐르는 듯한 스윙을 하는 김효주는 컴퓨터 샷이 강점이다. 그리고 김효주는 3명 중 퍼트감이 가장 좋다.

국내 투어의 2년 차 성적을 비교하면 단연 김효주가 돋보인다. 김효주는 투어 2년 차 때 상금왕과 대상을 휩쓸며 투어를 호령했다. 장하나는 2년 차 때인 2012년에 프로 첫 승을 챙겼고, 이듬해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의 대상 주인공이 됐다. 김세영의 경우 프로 적응기가 가장 길었다. 하지만 김세영도 3년 차였던 2013년에 3승을 챙겼다. 김세영은 “프로 2년 차 때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LPGA 투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올해는 꼭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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