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수수께기' 이번엔 풀릴까

중앙일보

입력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될 수 있을까.

미국 국립과학재단(NSF)는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10시 30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력파(gravitational wave) 발견 활동에 대한 보고를 진행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과학계에서는 미국의 리고(LIGO)가 중력파를 검출했다는 사실이 이날 공개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 인근에서 중력파 검출 장비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천문대(LIGO)’를 지난해 9월부터 재가동하고 있다. 4㎞ 길이의 진공터널 2개로 만들어진 천문대는 터널 끝에 설치된 거울을 붙여놓고 레이저를 쏴 공간 변화를 측정해 중력파를 검출한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유래한 것으로 시공간을 따라 전달되는 중력 작용이다. 이론상으로는 존재하나 여태껏 실체는 과학자들에 의해 관측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수수께끼’라고 불린다.

별이 수명을 다해 폭발하는 경우나 블랙홀 생성 등 중력이 급격히 변화할 경우 중력파가 만들어진다.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면 낙하 지점을 기준으로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중력파 검출을 위한 도전은 50년대부터 이어지고 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중력파가 워낙 미약해 측정이 쉽지 않다.

이번 발견이 맞다면 백 년만에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수수께끼를 푼 것이 된다. 그와 동시에 인류는 우주 탄생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력파라는 새로운 도구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중력파는 우주가 탄생한 빅뱅 초기에 관한 정보 등을 담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발표와 함께 중력파 검증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2014년에는 미 하버드대 등이 참여하는 연구팀이 중력파를 검출했다고 발표했으나 데이터 해석을 잘못한 결과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중력파를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중력파(重力波·gravitational wave)
수명을 다한 별이 폭발하거나 블랙홀이 생성되는 등 우주에서 갑작스러운 중력 변화가 일어날 때 발생한다. 중력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시공간의 일그러짐이 빛의 속도로 우주 공간으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발표한 일반 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파의 존재를 예견했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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