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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도청 한옥마을 삼각벨트, 관광자원으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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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마을 전경[사진 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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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산마을 전경[사진 안동시]

설 연휴 직후 업무를 시작하는 안동 경북도청 신청사를 가운데 두고 전통 한옥마을 삼각벨트가 관광자원으로 개발된다.

신도청 남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하회마을이 위치하고 동쪽은 소산마을, 북쪽은 오미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도청에서 3㎞ 남짓 떨어진 세 마을은 모두 수백 년 역사가 이어지면서 숱한 인재를 배출하고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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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와 안동시는 소산마을과 오미마을이 '한옥집단마을 관광자원 개발' 공모에 최종 선정돼 마을마다 4억원씩 8억원을 들여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고 5일 발표했다. 한옥집단마을은 경북도가 한옥·종택 등을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이다.

소산(素山)마을은 병자호란 때 척화파로 '가노라 삼각산아'란 시조를 남긴 청음 김상헌의 고향이다. 이 마을은 안동 김씨 500년 세거지로 본래 금산촌(金山村)으로 불렸으나 청음이 낙향해 은거하면서 "김씨가 모여 사는 마을을 금산촌이라 하는 것은 화려해 합당치 않다"며 마을을 감싸고 있는 소요산의 이름을 따 소산(素山)으로 고쳤다.

안동시는 이 마을을 '뿌리찾기 체험장'으로 조성한다. 삼구정과 역동재·삼소재·양소당 등을 둘러볼 수 있는 탐방로를 개설하고 안동 김씨 대종택인 양소당 앞에 전통 우물각을 복원하고 정자를 세운다. 이 마을 출신 대과 급제자 9명을 기념하는 솟대도 복원한다. 관광자원개발은 3월 착공해 올해 마무리된다.

소산마을 김해일(69) 양소당 종손은 "현재는 마을 130여 호 중 60%가 안동 김"이라며 "복원하는 솟대 하나는 본래대로 청룡을 새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미마을은 풍산 김씨 발상지다. 오미(五美)라는 지명은 유연당 김대현(1553∼1602)의 여덟 아들이 모두 소과에 급제하고 그 중 다섯 명이 다시 대과에 급제하면서 인조가 오묘동을 오미동으로 고쳐 부르게 한 데서 유래됐다. 김대현의 후손은 문과 급제자만 23명이 나왔다. 일제강점기인 후대에는 이중교에 폭탄을 던져 일왕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김지섭 등 독립운동가 24명이 배출됐다. 그래서 마을에는 '오미광복운동기념공원'도 조성돼 있다.

이 마을은 '정신문화 체험장'으로 꾸며진다. 사라진 봉황려를 복원하고 7개 문화재와 향토유산, 오미마을 뒷산인 죽자봉을 따라 오미둘레길을 만든다. 오미마을 김창현(81·안동향교 전교) 문중대표는 "60호 마을은 지금도 집성촌"이라며 "마을의 정신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섭 안동시 전통산업과장은 "소산·오미 두 마을은 하회마을에 버금가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곳"이라며 "두 마을이 모두 개발되면 도청 신도시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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