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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피난처’ 신규 입주 아파트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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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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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위례신도시에 입주를 시작하는 위례 에코앤캐슬 아파트. [사진 롯데건설]

서울 도봉구에 살던 직장인 최모(35)씨는 지난해 말 강서구 공항동에서 입주 중인 전용면적 84㎡형 아파트 전세를 4억원에 계약했다. 여의도에 있는 직장과 가까운 데다 예상보다 전셋값이 싼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올해 입주물량 28만 가구
잔금 확보 위한 물량 많아
“층·향·동 좋은 집 잡으려면
입주 석달 전부터 구해야”

최씨는 “새 아파트인 데도 지은 지 8년 된 같은 규모의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하다”며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 집을 비교적 쉽게 구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올해도 세입자의 전셋집 구하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인 가운데 신규 입주 아파트가 ‘전세난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집주인이 아파트 잔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로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전셋집을 구하기 수월해서다. 대개 입주 물량의 절반 정도가 전세로 나온다. 특히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는 전세 물건이 그만큼 많이 쏟아져 전셋값도 주변 시세보다 싼 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세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라면 신규 입주 단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8만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여 가구)보다 18% 많다. 서울(2만4257가구)을 포함한 수도권이 12만864가구, 지방이 15만9332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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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많다. 이들 물량은 대개 대형 건설사가 짓는 데다 교통·교육·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가 많은 편이다.

강북·강서권에선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양천구 신정동 목동 힐스테이트 등이 집들이를 한다.

강남권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잠원동 래미안 잠원이 눈에 띈다. 이달 입주가 시작되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전용 59㎡형 전셋값은 5억~5억5000만원 정도다. 인근 용강동 일대 입주 1~2년차 아파트의 같은 주택형(6억원 선)보다 5000만원 이상 싸다.

경기권에서는 공공택지에 입주물량이 몰려 있다. 공공택지는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인구·교통·녹지율 등을 따져 조성되기 때문에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셋값은 서울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인기 지역인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등에 물량이 적지 않다.

지방에서는 부산·대구·광주광역시 등지에 입주가 잇따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층·향·동이 좋은 전세 물건을 선점하려면 입주 3개월 전에 구해 놓는 게 좋다”며 “다만 2년 뒤 재계약할 무렵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에 전세 들 때는 따져볼 게 많다. 준공 전에는 등기부등본이 없는 만큼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분양계약서와 실제 소유주가 일치하는지, 분양권에 가압류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등기가 안 난 상태라도 사용승인이나 준공검사를 마쳤다면 전입신고를 할 수 있다.

전셋값이 싸도 대출이 많은 전셋집은 피해야 한다. 자칫 경매에 넘어가면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어서다.

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해 시세의 7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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