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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더 쉽게 더 빠르게, 핀테크 상품·서비스 개발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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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변신을 꾀하는 시중은행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제껏 금융회사는 기술을, IT 업체는 금융을 몰랐다. 금융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IT업체가 만들고, 금융회사가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다면 어떨까?

은행권 시장 선점 경쟁 치열

그런 시대가 이미 우리 눈앞에 왔다. 간편결제·인터넷전문은행 등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핀테크는 전 세계 금융산업 트렌드를 크게 뒤흔들 태풍이다. 일단 결제 시스템 중심으로 변화가 시작됐지만 곧 송금·보험·자산운용 같은 금융 전 영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벤처 투자기업과 월스트리트에선 핀테크 시장 진입이 화두다. 미국 벤처캐피털 전문 조사기관인 CB인사이츠는 2015년 1~9월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전년 동기 39억 달러에서 105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전체로 시선을 돌려 보자. 전 세계 핀테크 시장 투자 규모는 2008년 9억2000만 달러에서 2013년 29억7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미완의 대기’ 핀테크가 현장으로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는 의미다. 핀테크는 저성장 시대에 드물게 고성장이 예상되는 희소가치 높은 산업이다. 이 때문에 분야별로 초기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이 변화의 중심에 선 시중은행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벌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 상품·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써니뱅크·위비뱅크·원큐뱅크 같은 신규 모바일 서비스도 연이어 출시됐다.

KB국민은행이 한발 앞서 가는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핀테크 등 미래사업 부문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B금융지주 내에 비대면 채널을 총괄할 별도 조직인 미래금융부를 신설했고, KB국민은행에는 미래채널그룹을 만들었다. 그동안 축적된 스마트금융 관련 노하우와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KB국민은행은 약 10년 전부터 다가올 핀테크 시대를 조금씩 준비해 왔다. 2003년 세계 최초로 금융칩 기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KB국민은행 인터넷뱅킹 이용 고객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KB스타뱅킹 이용 고객 수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 10년 전부터 준비

KB국민은행은 스마트OTP, 모바일 청약도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도입했다. 2월부터 스마트OTP 서비스에 공인인증서까지 탑재할 예정이다. OTP(One Time Password, 고정된 패스워드 대신 무작위로 생성되는 일회용 패스워드를 이용하는 사용자 인증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스마트OTP는 스마트폰에 OTP 카드를 접촉하기만 하면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 서비스다. 기존엔 KB스타뱅킹에서 송금할 때 OTP를 사용하더라도 추가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지만 스마트OTP가 도입되면 이런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KB국민은행은 또 KB스타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영업점 대기 고객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온·오프라인의 호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방의 계좌번호가 없어도 지인에게 간단한 메시지만 보내면 일정 금액을 송금할 수 있는 ‘KB간편송금 서비스’도 수요자 중심의 신개념 금융서비스로 꼽힌다. 지인의 결혼·부음·생일 등 특별한 날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이런 KB국민은행의 핀테크 전략은 최근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2015년 9월 KB국민은행은 영업점 이외의 공간 어디서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KB Cam Pad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보안성을 강화한 직원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직원이 스마트기기를 통해 아무 곳에서나 고객의 실명을 확인하고, 비밀번호 설정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ODS(Out Door Sales) 업무 시스템이다.

스마트기기로 어디서든 상담

이런 스마트기기를 직접 들고 나가 고객을 만나고, 1대 1 오프라인 상담을 할 수 있는 ‘태블릿 브랜치(Tablet Branch)’도 올 상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영업점 직원이 휴대한 태블릿으로 예금·대출·전자금융 등 각종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대출 상담이나 종합자산관리에 이르기까지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상담 업무를 장소에 상관 없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실험적인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쉽게 쓸 수 있고, 보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쉽고, 안전하고, 고객 중심적인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핀테크 시대에도 퍼스트 무버(First-mover)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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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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