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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구한 그리스 섬 주민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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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난민들을 구하느라 생업도 포기한 그리스 섬 주민들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를 비롯해 미국 하버드ㆍ코넬ㆍ프린스턴대의 저명 교수들이 그리스의 레스보스, 로도스, 코스, 키오스, 사모스, 레로스 섬 주민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영국 신문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전쟁과 가난, 박해 등을 피해 아프리카ㆍ중동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은 100만명이 넘었다. 이중 80%가량이 그리스에 도착했다. 대부분 고무보트에 의지해 바다를 건너왔다.

교수들은 노벨위원회에 제출할 공식 추천 서한에 “그리스 섬 주민들은 생업인 낚싯일도 제쳐둔 채 난민들에게 집을 내주고 이들을 돌봤다”며 “난민 위기라는 비극에 이들은 ‘공감과 자기희생’으로 답했다”고 적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노벨평화상 후보자 추천 마감은 2월 1일이다. 이후 노벨위원회가 후보 선별 작업을 하게 된다. 그리스는 정부 차원에서 섬 주민들의 수상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국제시민운동단체인 ‘아바즈(avaaz.org)’에는 그리스 섬 주민들의 노벨평화상 후보 지명에 찬성하는 청원에 벌써 29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그리스 아바즈의 스피로 림네오스는 “정부가 난민들을 외면할 때 주민들이 먼저 나서 난민들에게 숙소와 옷, 음식을 제공했다”며 “레로스 섬에서 주민들이 어린 소녀들을 구출하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소녀들은 모든 소지품을 잃었지만 아랍어로 쓰인 학업 증명서를 품에서 꺼내 햇빛 아래 말렸다”며 “비극과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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